사실상 우병우 비난.. '실형선고' 연관성 의혹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현용선)로부터 징역 1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홍준표 경남지사가 지난달 사실상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겨냥해 비난을 쏟아낸 것으로 확인된다.
홍 지사는 8월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임명직 권력자는 임명권자가 신뢰를 거두면 바로 퇴출되는데 그것이 자신이 만든 권력인줄 알고 전횡할 때 불행은 시작된다"며 "그래서 임명권자만 바라보는 해바라기가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전 날인 18일 이석수 특별감찰관은 우 수석을 직권남용 및 횡령 혐의로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우 수석 사퇴를 촉구했다. 이튿날 나온 홍 지사의 '임명직 권력자' 비판은 사실상 우 수석을 겨냥한 셈이 된다.
우 수석이 '소통령'으로서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는 주장이 정치권 내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때문에 이번 홍 지사 실형 선고에 우 수석이 연관되어 있지 않냐는 추측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홍 지사와 우 수석은 같은 검사 출신으로 한 때 막역한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진다.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홍 지사는 평소 우 수석을 "병우야"라며 허물 없이 불렀다.
그러나 홍 지사는 작년 4월 "우 수석과는 20년 전 통화했다"며 친분설(說)을 일축했다. 올 4월에는 "국민 듣기에 역겨운 박근혜 팔기 그만하라"며 친박(親朴)과 정면으로 대립했다.
8월 19일 페이스북에서 '임명직 권력자'를 비난하면서 "제일 무서운 권력자는 선출된 권력자다. 임기 중 쫒겨날 염려가 거의 없으니까"라고 했던 홍 지사는 이번 판결에 적잖이 당황한 모습이다.
법정을 나와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결과를) 전혀 예상하지 않았다"며 "납득하지 못할 주장을 전부 받아들여 유죄를 선고했다. 노상강도를 당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또 항소 의지를 내비쳤다.
홍준표 지사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성 전 회장은 자원외교 비리 혐의로 조사받던 작년 4월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상납 리스트'가 적힌 쪽지를 남겼다.
8일 1심 재판부는 "민주주의·법치주의에 대한 국민 신뢰를 심각히 훼손하는 범행을 저질렀다"며 홍 지사에 실형을 선고했다. 현직 지자체장인 점을 감안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