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희종 교수


필자는 농업정책과 관련된 일을 하면서 농업과 식품산업이 정책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점차 통합 연계되어가는 변화가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였다. 농업과 식품산업이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는 밀접한 관계가 궁극적으로 국민 먹거리의 안정적 공급을 보장해주는 관건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새롭게 정부에서 ‘푸드플랜’이라는 관점에서 통합적인 국민 먹거리 문제를 조망하려는 계획은 매우 바람직하다. 식품산업 분야에서 앞으로 적극적인 정부 역할을 기대한다.

농업과 식품산업의 연계, 그리고 국민의 먹거리 문제에 대한 ‘푸드플랜’에서 정책적 고려가 특히 필요한 분야로 외식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 외식산업은 식품제조업과 함께 식품산업의 한 축이면서도 지금까지 정책적 관심을 크게 끌지 못했다지만, 국민 식생활, 농업과 연계성, 자영업 안전망 등으로 볼 때 외식산업에 대한 적극적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

첫째, 외식은 국민 식생활에서 압도적으로 중요하다. 도시에서 생활하는 많은 사람이 집에서보다 밖에서 식사를 더 자주 한다. 특히 학생과 직장인이 더욱 그렇다. 이제는 국민의 식생활을 최종적으로 음식점에서 책임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니 국민의 건강한 식생활을 위해서는 가정에서 주부의 노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고 전국의 음식점과 단체급식 식당에서 경영자와 조리사들이 더욱 정성과 주의를 기울여야 가능할 것이다. 위생은 기본이며 건전한 경영이 이뤄져야 음식의 품질이 보장될 것이다. 소비자들이 외식업에 대한 이해와 인식을 새롭게 해야 한다. 음식값이 오른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언론 보도가 많다. 외식산업은 완전경쟁 시장이라서 담합도 불가능하고 한 두 개 업체가 홀로 가격을 올릴 수도 없다. 가격을 억누르면 품질이 나쁘고 값싼 재료를 쓸 수밖에 없다, 현명한 소비자라면 가격보다는 품질을 따져야 한다.

둘째, 외식산업은 200만명 이상이 종사하는 일자리 보고이다. 이제 경제의 핵심은 ‘일자리’이다. 젊은이에게 도전적이고 성장 가능한 일자리가 필요하다면 재취업하는 중년에게는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일자리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 우리나라의 전체 외식업체는 65만 개에 달하며 외국과 비교해서도 매우 많은 숫자인데, 그것은 외식업체가 규모가 영세하면서 과잉경쟁을 한다는 의미도 있다. 사정이 그러한데도 젊은 청년들이 뛰어들어 트렌디한 레스토랑을 개업하고 퇴직한 중년들이 노후대책으로 동네 음식점을 열고 있다. 적지 않은 외식업체가 놀라운 성과를 내면서 ‘대박’을 내고 있고 해외로까지 진출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많은 외식업체가 무한 경쟁으로 내몰려 어려움을 겪는다. 일자리가 필요하다고 해서 마구잡이로 늘어나는 것은 지속가능성이 없다, 외식업 진출을 신중히 할 수 있도록 외식업을 지금 영위하거나 앞으로 영위하려는 사람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외식업에 진입할 때 최대한 준비하고 시작해야 한다. 급변하는 외식업 경기와 변화의 트랜드를 알 수 있도록 통계와 정보를 생산하고 제공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지역 상권 정보까지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외식업과 농업의 밀접한 연계성을 최대한 살려야 한다. 외식업체의 식재료 구입액은 연간 33조 원에 달한다. 이제는 농산물의 최대 소비처는 외식업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음식점 원산지표시제 등이 정착되면서 외식업체에서 우수한 국내산 원료를 사용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어서 다행스럽다. ‘농장에서 식탁까지’라는 슬로건을 경영목표로 하는 외식업체가 있을 정도로 지역의 직송한 우수한 식재료를 사용한다. 그러나 아직은 부족하다. 지금까지 농산물유통정책은 산지에서 농업인 유통조직을 육성하고 대도시 도매시장을 거점으로 하는 대량의 도매유통을 효율화하였으며 최근에는 세밀한 로칼푸드 정책으로까지 진화하였다. 이제 국내 농산물 최대 수요처인 외식산업에 눈을 돌리자. 특히 절대다수인 동네 음식점에까지 식재료 유통을 효율화함으로써 획기적인 외식업 원가절감이 가능하다. 식재료유통과 산지유통을 연계시키면 농업인 소득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외식업단체 뿐만 아니라 농업인단체인 농협과 지자체의 역할도 기대된다. <전남대 교수>
필자 약력
△전)농식품부 식품실장
△전)국가식품클러스터지원센터장
△현)전남대 농업경제학과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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