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정의인 척 하면 돈·명예 얻는 시대로 바뀌어”

▲ 공지영 작가.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문단에서 이른바 ‘진보’의 상징으로 알려졌던 공지영 작가가 ‘작심발언’들을 쏟아냈다. “좌파인 척, 정의인 척 하면 돈, 명예를 얻는 시대로 바뀌는 전환기”라며 “진보, 민주의 탈을 쓴 사기꾼들이 대거 몰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공 작가는 최근 새 장편소설 ‘해리’를 출간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몇십년 동안 우리가 싸워야 할 악(惡)은 민주와 진보의 탈을 쓰고 엄청난 위선을 부리는 무리가 될 것이라는 작가로서의 감지를 이 소설로 형상화했다”고 설명했다.


공 작가는 “진보의 탈, 민주의 탈을 쓰는 것이 예전과는 달리 돈이 된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체득한 사기꾼들이 대거 몰려오는 걸 감지했다”며 “민주주의가 후퇴한, 특히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을 지나오면서 정의의 투사가 되는 게 쉬워졌다. 수많은 개인매체를 통해 사이비 진보, 사이비 정의꾼들이 등장했고 SNS상으로 돈을 모으는 걸 많이 봤었다”고 말했다.


또 “70~80년대, 2000년 초반까지만 해도 정의를 외치고 좌파가 되는 건 투옥, 가난을 견뎌야 한다는 걸 의미했지만 (지금은) 좌파인 척 하고 정의인 척 하면 돈과 명예를 얻을 수 있는 그런 시대로 바뀌는 전환기에 우리가 있다”며 “정의를 팔아먹는 걸 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가능한 시대가 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요즘은 ‘뭐가 배후다’ 하면 사람들이 손쉽게 넘어가는 시대로 변해가고 있다”며 “그런 사람들(재벌)들을 얼마든지 핑계를 대서 (사이비 진보가) 자신들의 악을 합리화시키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정의를 부르짖으면서 뒤로는 수많은 약자를 짓밟고 자신의 사적인 영역에서 부정부패를 서슴없이 행하는 사람들을 고발한다는 뜻에서 이번 소설을 발표했다”고 시대변화에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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