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 인력, 확장하면 활용 가능"
"고객 편의 저하, 가격 인상 없어"
"산업은행이 먼저 의향 물어...특혜 아냐"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제32차 한미재계회의 총회 2일차'에 참석해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에 대한 공로패를 전달받은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제32차 한미재계회의 총회 2일차'에 참석해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에 대한 공로패를 전달받은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김성민 기자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과 관련해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18일 조 회장은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 그랜드볼룸에서 진행된 제32차 '한미재계회의' 총회에서 선친인 고(故) 조양호 선대회장 대신 공로패를 받은 이후 "(인수합병에 따른) 구조조정은 계획이 없다. 모든 직원들을 품고 가족으로 맞이해서 함께 같이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은 세계 10위권 '초대형 항공사'를 출범시킨다는 기대감과 함께 중복 인력에 따른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와 관련해 조 회장은 "현재까지 양사 노선 등 사업 규모로 생각했을 때 중복 인력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노선, 사업 확장 등 확장성을 생각하면 충분히 (중복 인력을) 활용 가능하며 기회가 많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저비용항공사(LCC) 계열사 운영 방안에 대해서도 "LCC도 같은 생각이다. 가장 효율적이고 경쟁력 높일 수 있는 방법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 불안을 이유로 인수를 반대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과의 소통 계획에 대해서는 "지금 저희 노조하고는 얘기할 수 있겠지만 상대쪽(아시아나항공 노조)과는 얘기할 단계가 아니다"면서도 "최대한 빨리 만나 상생할 방법을 찾겠다"고 답했다.
 
통합 이후 직원들의 연봉 책정 등에 대해 "아직 그것까지 (논의)할 단계는 아니다"면서도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산업은행이 지주사인 한진칼에 8000억 원을 투자하고, 한진칼이 대한항공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아시아나항공 주식을 사들이는 방식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가 되고, 산은은 대한항공 모기업 한진칼의 지분 10.66%를 보유하게 된다.
 
이 때문에 산은이 경영권 분쟁 중인 조 회장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일각에선 특혜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조 회장은 이 같은 특혜 의혹과 관련해 "(특혜라고)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산은에서 먼저 (인수에 대한) 저의 의향을 물어봤을 때 할 수 있다고만 얘기했다. 여러 차례 만나고 오랜 기간 얘기하며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양대 대형항공사 합병에 따른 시장 독과점 우려에 대해서도 "우려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절대 고객들의 편의 (저하)나 가격 인상 같은 것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진칼과 산은의 투자합의서 체결에 따라 발생한 의무 조항에 대해서는 "산은에서 경영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며 "계약이 끝나지 않아 (구체적) 내용 말씀드리기는 곤란하나 제가 맞춰야 하는 기준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 한진칼과 산은은 투자합의서 체결식을 진행했다. 이에 따라 한진칼은 산은이 지명하는 사외이사 3인 및 감사위원회 위원 등 선임, 중요 조항 위반 시 5000억 원의 위약금 부담, 윤리경영위원회 설치 및 운영 책임 등 7대 의무를 져야 한다.
 
▲ 왼쪽부터 조현민, 조원태, 조양호, 조현아씨. 사진=뉴시스
▲ 왼쪽부터 조현민, 조원태, 조양호, 조현아씨. 사진=뉴시스
◇ 누나 조현아 전 부사장과 실타래
 
조 회장은 경영권 분쟁 중인 누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포함된 '3자 주주연합'의 반발에 대해서는 "(대응할)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3자 연합은 산은의 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을 통한 한진칼의 아시아나 인수 방안을 법률상 모든 수원을 동원해 저지하겠다며 압박하고 나선 상황이다.
 
이 밖에 조 회장은 이번 인수전을 계기로 가족 간 갈등을 해소할 여지가 있냐는 질문에는 "앞으로 계속 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지금도 가족들의 협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고 앞으로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타격 받은 항공업황의 회복 전망에 대해서는 "빠를수록 좋겠지만 장담할 수는 없다"고 했다.
 
한편 조 회장은 이날 조양호 선대회장을 대신해 공로패를 받았다. 이번 총회에서는 지난 2013년부터 한미재계회의 위원장을 맡아 오다 지난해 4월 작고한 조 선대회장에 대한 공로패 전달식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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