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아시아나 인수 초읽기 "모든 직원 품겠다"
사내 성범죄 신고했지만 3차례 '묵인'
공공운수노조 "성희롱·괴롭힘 엄중 조사하라”
조 회장이 ‘아시아나 구원투수’ 역할로 등장하면서 항공업계가 정상궤도에 오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조 회장이 숨기고 싶은 사실이 있다. 바로 대한항공 성범죄 사건이다.
기자들과 만난 조 회장이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 이날 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직원연대노조 등은 인천광역시 고용당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항공 성범죄 사건에 대해 비판했다.
노조는 고용당국에 적극적이고 엄중한 조사를 촉구했다. 경영 성과에만 몰두하며 회사를 안심시키려는 조 회장이 수년간 저지른 ‘모럴 헤저드’(도덕적 해이)로 인해 이 같은 성범죄가 일어난 것으로 보여 지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정규직으로 입사한 성폭력 피해자 A 씨는 소속 부서장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 이를 목격한 동료가 회사에 신고했지만 대한항공은 피해자를 보호하기는커녕 업무 부적응 등을 이유로 저성과자 프로그램에 입과 시켜 불이익을 가했다.
건강 악화로 휴직 후 복귀한 A 씨에게 돌아온 건 직속 상사로부터의 강간 시도였다.
2차 가해를 겪은 A 씨는 조원태 회장에게 직접 의견서를 제출하고 나서야 소극적인 조사를 받을 수 있었으나, ‘정황은 공감하나 문제점이 없다’는 조사결과를 통보받았다.
기자가 사건을 취재하면서 만난 관계자들의 의견을 빌리자면, 조 회장의 모럴 헤저드가 대한항공 사내 문화로 뿌리 깊게 박혀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괴롭힘 실태조사 결과’에서 업무 수행 중 성희롱 및 성폭력 경험은 38%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괴롭힘에 대처하는 회사의 방법을 묻자 ‘다른 조치 없이 참고 넘어갔다’는 응답은 75%로 압도적이었다.
조 회장이 아시아나 항공 인수를 목전에 둔 시점에서 그림자를 지울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또 다른 성폭행 피해 사례를 관계자들의 증언들을 통해 알게 됐지만, 언론은 사정 기관이 아니기에 피해자들의 용기와 제보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 수 없다.
A 씨와 같은 용기가 없다면 대한항공 성범죄와 같은 사실을 독자들에게 알릴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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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민 기자
smk3190@todaykorea.co.kr
통합뉴스룸 총괄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