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이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 지도부에 요구하는 쇄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이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 지도부에 요구하는 쇄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코리아=오혁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재보궐선거 패배 이후 내부 개혁을 꾀하겠다며 쇄신안을 발표했지만, 나사가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 쇄신위원회 구성과 전직 지자체장들의 성범죄에 대해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겠다는 것이 골자지만 사실상 결정을 당 지도부에 떠넘겼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쇄신안을 발표했다. ‘더민초’는 당 지도부를 향해 “당의 근본적이고 지속적인 쇄신안을 마련하기 위해 당 쇄신위원회를 구성해달라”며 “재·보선의 원인이 된 성비위 사건의 피해자와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또 “당·정·청 관계에서 민심이 반영될 수 있도록 당이 주도성을 발휘해달라”며 “당내 민주주의 강화를 위해 ‘입법·정책 결정 전 의원 간 집단 토론’을 활성화하라”고도 요구했다.
 
문제는 제도적 쇄신 방법이 제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더민초’ 운영위원장인 고영인 의원은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해서는 안 되고, 실질적 변화가 필요한 만큼 신중한 논의가 필요해 대표 의견을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2015년 당헌·당규에서 ‘소속 단체장의 중대한 잘못으로 발생한 재·보선에는 후보를 내지 않는다’고 했다가 지난해 11월 고쳤다.
 
고 의원은 “‘(2015년에) 지키지도 못할 당헌·당규를 왜 고쳤냐’는 의견부터 ‘지난해 개정 전으로 돌이켜야 한다는 등 다양한 입장이 있어 공동 입장을 발표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 일각에서는 초선 의원들이 친 문재인계 강성 지지자들과 다르지 않은 의견이 나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2선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을 등에 업고 당선됐다는 시각이 많다. 친문 지지자들에게 밉보이면 정치적 타격이 있을까 두려워 알맹이가 빠진 쇄신안을 발표하게 된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소병훈 의원이 부동산 정책 문제와 관련해 “닥치라”고 하며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소 의원은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당내 종합부동산세 완화 움직임과 관련해 “부동산 문제는 문재인정부 들어서서 어렵게 자리를 잡아간다. 더 이상 쓸데없는 얘기는 입을 닥치시기 바란다”는 글을 올렸다.
 
박기녕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불통과 오만 DNA 속 ‘입 닥쳐라’ 막말에 문재인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의 이유가 담겨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회의원으로서의 품위는 어디로 간 것인지, 김상희 부의장이 본회의 막말을 사과한지 며칠 됐다고 소 의원이 SNS로 다시 시작”이라며 “민주당의 반성하는 척, 반복되는 거짓과 위선에 지겹기까지 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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