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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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시작된 직후 전 세계 주식시장이 붕괴됐다. 많은 이들이 재산을 잃었지만, 9개월 만에 상위 1,000명의 억만장자(주로 백인 남성)는 잃어버린 부를 모두 회복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염병으로 각국 정부는 전례 없는 지원으로 주식 시장은 다시 호황을 누렸으며 실물 경제가 한 세기 만에 가장 심각한 침체를 겪는 동안 부유층은 재산을 증식했다. 전 세계적으로 억만장자의 부는 2020년 3월 18일에서 11월 30일 사이에 놀랍게도 3.4조 달러가 증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팬데믹으로 여행이 금지되자 개인 제트기의 전 세계 판매량이 급증했다. 레바논 경제는 파탄 위기에 직면했지만 대부호들은 산악 휴양지에서 휴식을 즐겼다. “고통을 직면한 위기 상황에서 억만장자들이 돈을 벌도록 허용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도덕적으로, 경제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는 해외 석학의 말처럼 이렇게 불어난 재산은 위기에 맞선 수백만의 생명과 수십억의 생계를 구하는 데 사용되어야 한다.
코로나19는 전에는 볼 수 없던 방식으로 불평등을 유발했다. 바이러스가 전 세계 모든 국가에서 동시에 심각한 경제적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은 기록이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거의 모든 나라에서 불평등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7%는 이번 전염병으로 자국의 소득 불평등이 높아지거나 극도로 심화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77~79개국의 경제학자가 이 의견에 동의했다.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성 불평등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혹은 매우 높다고)고 응답했으며 응답자의 2/3 이상은 인종 불평등에 대해서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 그리고 응답자의 2/3 이상은 자국 정부가 불평등과 싸울 계획을 마련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세계의 위기는 중산층의 몰락에서 시작됐다. 전 세계 억만장자들에 의한 불평등이 해소되지 않는 한 코로나 이후 또 다른 경제 팬데믹이 올 가능성이 높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과거 중산층을 대상으로 했던 ‘범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에서 우리는 교훈을 얻어야 한다. 부의 축적이든, 유지든 이 생산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중산층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