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 줄여야 건강도, 生態系도 지킨다

▲ 강원대 외래교수 류석호
▲ 강원대 외래교수 류석호
미세플라스틱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재앙(災殃)으로 대두됐다.

미세플라스틱(microplastic 혹은 microbeads)은 지름 5㎜ 이하의 작은 플라스틱 조각을 말한다. 육지에서 바다로 떠내려간 페트병 같은 플라스틱 쓰레기가 시간이 지나면서 잘게 부서지며 만들어진다. 바다에 떠다니는 미세 플라스틱은 바다 생물의 몸에 쌓이게 되고, 이를 사람이 섭취함으로써 인체에도 치명적인 해를 끼친다.

인간이 동식물을 섭취하는 데서 나아가 플라스틱을 먹고 마시고 호흡하는 전대미문(前代未聞)의 환경오염 사태에 직면한 것이다.

바다와 강의 각종 수산물은 말할 것도 없고 소금, 수돗물과 생수, 쌀 등 식품. 맥주 제품, 공기에 이르기까지 미세플라스틱이 골칫거리다. 하천은 물론 청정 남극 바다와 북극 얼음, 에베레스트 정상 부근과 가장 깊은 해저인 마리아나 해구에 이르기까지 지구상 어느 곳에서든 이 천덕꾸러기를 만날 수 있다. 말 그대로 미세플라스틱 천지로 ‘안전지대‘란 없다.

우리가 내버린 폐플라스틱이 '부메랑'이 돼 공기와 음식물을 통해 우리 몸으로 들어오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의 역습(逆襲)이다.

최근 미세플라스틱이 신생아 태변(胎便, 배내똥)에서 나왔다는 뉴스는 충격 그 자체다.

미세 플라스틱이 산모의 몸을 통해 태아의 소화기로 이동한다는 사실이 규명된 것이다. 미세 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전모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동물실험 등을 통해 “인체 세포 구성 물질도 변형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된 상태다. 미세플라스틱 유해성 논란이 한층 커질 것으로 보는 이유다.

지난 26일 국제 저널인 ‘환경 과학 기술’에 게재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뉴욕대와 중국 난카이대 공동연구팀이 뉴욕주의 신생아 3명에게서 채취한 태변 샘플 중 2명분에서 태변 1g당 1만2000ng(나노그램·10억분의 1g)과 3200ng의 페트(PET) 성분이 각각 검출됐다. 생수병 등에 쓰이는 PET는 일상생활에서 가장 흔한 플라스틱이다. PET가 검출된 태변 1개에서는 다른 플라스틱인 폴리카보네이트(PC) 성분도 1g당 110ng이 나왔다.

최근 국내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의 인체 흡수 경로와 위해성에 대한 연구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한국원자력의학원은 지난 7월 실험쥐 간에 유입된 미세 플라스틱이 48시간이 지나도 투입 초기(1시간 뒤)에 비해 5배 많은 미세 플라스틱이 쌓인 상태였고, 생식기에도 3배가 누적된 사실을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해 확인했다.

미세 플라스틱의 주범은 해양 쓰레기 투기 외에도 빨래 물이 지목된다. 합성섬유를 세탁할 때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플라스틱이 수만~수백만개 떨어진다. 이렇게 바다로 흘러간 미세 플라스틱은 해양 생태계 기초 먹이인 플랑크톤의 몸으로 들어가고, 먹이사슬을 거쳐 결국 인간에게 되돌아온다.

세계적으로 연간 800만 t 이상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해양으로 유출되고 있는데, 2030년이면 1억 t 이상이 그대로 자연에 버려질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길이 5㎜ 미만의 미세플라스틱은 어패류 등 해양 생물에 염증을 일으키며, 이 같은 수산물을 소비하는 인간에게도 심각한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해마다 바다로 유입되는 미세 플라스틱 양은 100만t에 달하며, 이 중 35%가 빨래 물에서 나온다. 환경보호단체 ‘오션 와이즈’ 연구팀이 노르웨이~북미에 이르는 북극해 71곳에서 수심 3~8m의 바닷물 시료를 채취·분석한 결과, 검출된 미세 플라스틱의 92%가 합성섬유에 해당했고, 이 중 73%는 옷감에도 주로 쓰이는 폴리에스터로 나타났다. 유럽과 북미에서 배출한 빨래 물 등이 해류를 타고 북극해로 갔다는 분석이다.

해양 쓰레기는 바다나 일부 해안 지역의 오염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해양 쓰레기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플라스틱은 잘게 부서져 바다와 공기에 퍼지고, 돌고 돌아 우리 밥상까지 오른다.

해양환경공단이 지난 4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해안의 플라스틱 쓰레기 중 깨지거나 부서진 ‘파편’ 형태는 2018년 17.6%에서 2019년 29.9%, 2020년 44.1%로 매년 늘고 있다.

미세 플라스틱은 해양 생태계의 기초 먹이인 플랑크톤의 몸으로 들어가고, 먹이사슬을 거쳐 포식자인 갑각류와 물고기의 체내에도 쌓인다. 작년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에 따르면, 국내에서 유통 중인 조개류와 낙지·새우 등 해산물 14종에서 1g당 평균 0.47개의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 국내외 연구를 종합하면 미세 플라스틱은 해산물뿐 아니라 소금과 쌀, 생수에서도 발견된다.

사람이 버린 플라스틱이 먹고 마시는 것들을 통해 결국 인체로 되돌아오는 것이다. 2019년 미국화학회(ACS)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에선 사람이 연간 섭취하고 호흡으로 들이마시는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7만4000~12만1000개로 추산했다. 또다른 연구에 따르면, 매주 미세플라스틱 2000여 개를 소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무게로 환산하면 5g인데, 신용카드 한 장을 먹고 있는 셈이다.

미세플라스틱은 플라스틱이 함유된 합성섬유 의류를 세탁하거나, 자동차 운행 때 합성 고무 재질의 타이어가 마모되는 과정 등에서 일상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주로 물을 통해 섭취되는데, 어패류 소금 맥주 등 우리가 먹고 마시는 모든 것들에 들어있다.

2019년 부경대 연구팀 보고서에 따르면, 낙동강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됐다. 강물에선 ㎥당 112~152개가, 물고기 누치 한 마리당 4.3개, 밀자개는 3.5개, 메기 1.7개, 붕어는 0.9개가 나왔다.

2015년 해양학자들은 전 세계 강과 호수, 바다에 15조에서 51조 사이의 미세 플라스틱 입자가 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세탁기에서 옷을 세탁할 때 합성섬유로부터 미세플라스틱이 떨어져 나오지만, 하수처리시설에서 이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배출되는 미세플라스틱 섬유가 연간 878t에 이른다는 보고도 있다.

강과 호수로 들어간 미세플라스틱은 수돗물 오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수돗물의 90%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고 있다. 지난 2017년 국내 일부 수돗물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미량 검출된 사례도 있다.

지난해 말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홍상희 박사 등은 ‘환경오염(Environmental Pollution)’ 국제 저널에 게재한 논문에서 국내 연안 굴·담치·바지락 등에서 g당 0.3~0.4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최근 서울대 환경대학원 정수종 교수팀은 서울역과 강남구 신사동·대치동 등 서울 시내 5곳에서 채집한 공기에서 20㎛ 이상의 미세플라스틱을 검출했다. 영국 런던 중심가에서는 ㎡당 하루에 575~1008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가라앉는다는 보고도 있다. 우리가 일상으로 호흡하는 대기가 심상치 않다는 방증이다.

북태평양에 있는 미국 하와이섬과 캘리포니아 사이, 대한민국 면적의 15배가 넘는 약 155만㎢ 넓이의 거대한 섬이 있다.

‘GPGP(Great Pacific Garbage Patch, 태평양 위에 떠 있는 거대한 쓰레기의 땅)’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섬은 플라스틱 쓰레기로 이뤄져 있다. 비영리 연구 단체 오션클린업파운데이션이 세계의 여러 과학자들과 협력해 3년 간 GPGP를 추적해 2018년 3월 23일 그 결과를 공식 발표한 바에 따르면, 섬을 이루고 있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개수는 약 1조 8000억 개, 무게는 8만 t이나 된다. 이는 초대형 여객기 500대와 맞먹는 무게. 문제는 이런 대형 쓰레기섬이 셰계 여러 곳에 분포돼 있다는 점이다.

설상가상으로 해양 바닥에 최소 1천400만t 이상의 미세플라스틱 쓰레기가 쌓여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호주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의 연구 결과가 작년 10월 발표됐다. 이는 바다 표면에 떠 있는 쓰레기보다 30배 이상 많고 34∼57배 더 무거운 수준이다.

하지만 정작 문제가 되는 것은 거대 플라스틱이 아니라 미세 플라스틱이다. 대형 플라스틱 쓰레기에 비해 5mm 미만의 무수히 많은 미세 플라스틱들은 걷어내는 게 쉽지 않다.

바다를 근거로 살아가는 해양 생물들은 미세 플라스틱을 먹이로 오인하기 쉽다. 이를 먹은 동물들은 성장과 번식에 장애를 겪거나, 장폐색, 섭식 장애 등 갖가지 질병에 시달리게 된다.

뿐만 아니라 물고기의 몸속에 축적되어 있던 미세플라스틱은 인간의 체내로 옮겨진다. 최근 과학자들은 지중해에서 어류 표본을 채취해 플라스틱 부스러기의 유무를 조사한 결과 18% 이상에서 미세 플라스틱을 발견했다. 황새치, 참다랑어와 같은 인기 어종도 있었고, 북해에서 양식된 홍합과 대서양에서 기른 굴, 심지어 소금도 포함되어 있었다.

더욱 무서운 것은 미세플라스틱이 독성 화학물질을 옮기는 운반체 역할을 한다는 것.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나일론과 같은 석유화학 물질로 만들어진 플라스틱은 주변의 유해 화학물질을 자석처럼 끌어당기는 특성이 있다. 유독 물질을 흡수한 미세 플라스틱이 물고기의 몸을 거쳐 우리의 식탁에 오르고 있는 것이다.

미국 일부 지역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다량 섞인 비가 내린 사실이 확인됐다. 미세플라스틱이 일상생활과 바다뿐만 아니라 대기 중에도 존재한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입증된 셈이다.

미국 유타주립대 연구진은 지난해 6월 미국 서부 6개 주에 걸쳐 있는 광대한 분지인 그레이트베이슨과 그랜드캐니언 등 11곳의 외딴 지역에서 미세플라스틱 비가 내린 흔적을 발견했다. 퇴적 샘플 339개를 수집한 결과,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된 표본은 전체의 98%에 달했다. 이를 토대로 이 지역에 매년 쌓이는 미세플라스틱의 양은 1000t 이상이 될 것으로 연구진은 추정했다.

연구진은 도심에서 발생한 미세플라스틱이 폭풍 등의 기상 영향으로 대기로 올라갔다가, 비와 눈에 섞여 땅으로 떨어지고, 이보다 더 작고 물기가 묻지 않은 미세플라스틱은 지구의 대기 순환 시스템에 따라 대륙을 넘을 만큼 먼 거리를 이동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연구를 이끈 브라니 박사는 “미세플라스틱 비는 미생물의 생존 환경을 파괴하는 동시에 광범위한 생태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 대기 중에 미세플라스틱이 존재한다는 것은 이미 우리가 그것을 호흡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면서 “지구상에서 미세플라스틱으로부터 자유로운 지역은 더 이상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 뉴욕주립대 연구팀이 미국, 멕시코, 중국 등 9개국에서 생산되는 11개 브랜드 생수를 259병씩 조사한 결과, 유명 제품 에비앙, 퓨어라이프를 포함한 93%의 생수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연구팀은 또 전 세계 수돗물 83%에 미세플라스틱이 포함돼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2018년 9월 공개된 목포대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 시판 중인 국내산 2종을 포함한 호주·뉴질랜드·프랑스·중국산 천일염 6종 모두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천일염 1㎏당으로 따지면 프랑스산은 2420개, 중국산은 170개, 국내산은 최고 280개가 들어있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굴·바지락·가리비·담치 등 4종의 섭취량을 기준으로 하면 한국인의 연간 미세플라스틱 섭취량은 212개라고 추산했다. 다른 해산물이나 소금, 수돗물을 통한 섭취는 제외한 수치다.

지난 3월 네덜란드 바헤닝헌 대학 연구팀은 ‘환경과학기술(Environmental Science and Technology)’ 저널에 게재된 논문에서 18세에 이르면 몸 조직 내에 8300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를, 70세 노인의 경우 5만개가 넘는 입자를 축적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어린이의 경우 1인당 하루 553개, 성인의 경우 하루 883개의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한다고 했을 때, 대부분 배설하지만 그래도 몸에 남는 것이 이 정도다.

사람 몸에 들어온 미세 플라스틱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동물 실험이나 세포 배양 환경을 인위로 조성한 실험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이 세포와 미토콘드리아를 손상시키는 것이 관찰됐다.

미세플라스틱 문제가 심각한 것은 나노 크기의 미세플라스틱이 혈관 속을 떠돌다 혈관을 막을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미세플라스틱에 중금속 등 유해 물질이 흡착된 경우 신경계나 면역체계에 장애를 일으킬 위험도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또 세균의 번식처 역할을 할 수 있다. 미세플라스틱 표면이나 갈라진 틈에 병원균이 존재하고, 미세플라스틱이 인체 내로 들어왔을 때 병원균이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이와 함께 미세플라스틱에는 비스페놀A이나 DDT, 폴리염화비페닐(PCBs) 같은 환경호르몬이나 유해물질이 들어있을 수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독성 화학물질을 흡착했다가 다시 내뱉기도 한다.

미세플라스틱의 위협으로부터 피할 수 있는 근본 대책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는 수밖에 없다.

1950년대 이후 전 세계에서는 83억t의 플라스틱이 생산됐고, 현재도 매년 3억3000만t의 플라스틱이 생산·소비되지만 재활용되거나 소각되는 것은 20%에 불과하다. 2050년까지 생산량은 3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매년 800만t가량의 플라스틱이 바다로 흘러들고, 거대한 플라스틱 섬을 형성한다. 플라스틱 쓰레기는 다시 부서지면서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하고 있다.

2050년이 되면 전 세계 해양에서 물고기보다 더 많은 플라스틱이 존재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현실이 되지 않도록 하는 길밖에는 없다. 사용을 줄이고(reduce), 재사용하고(reuse), 재활용하고(recycle), 그래도 안 되면 소각해야 한다.

생태계와 사람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줄일 수 있는 미세플라스틱은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세탁기에 필터를 달아 미세플라스틱인 미세섬유의 배출을 차단하자는 움직임도 벌어지고 있다. 영국 해양보호협회는 2024년부터 모든 세탁기에 필터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촉구했고, 프랑스는 2025년 1월부터는 새로 판매하는 세탁기에 미세섬유를 걸러내는 필터를 설치하도록 의무화했다.

미세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다각도의 규제와 투철한 소비자 인식이 필요하다.

전 세계적으로 미세플라스틱 사용뿐 아니라 2차 미세플라스틱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에 함께 힘써야 할 것이고, 소비자들 역시 플라스틱제품과 미세플라스틱이 함유된 제품에 대한 사용억제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특히 플라스틱 제품을 다시 사용하고, 재활용하고, 친환경적으로 디자인하는 등 순환경제로의 이행 노력이 필요하고, 미래 세대에 대한 교육과 캠페인, 참여 프로그램 등을 통해 시민들의 인식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배달음식 주문과 택배 배송이 늘면서 최근 플라스틱 쓰레기가 급증하자 해외에서는 플라스틱 쓰레기에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가 생기고 있다. EU는 27개 회원국이 플라스틱세 도입안을 통과시켰고, 빠르면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프랑스는 작년부터, 이탈리아는 내년부터 플리스틱을 생산하는 기업에 세금을 내게 하고 인도네시아도 2016년 비닐봉지에 플라스틱세를 도입했다. 우리도 다른 나라들처럼 플라스틱을 생산하는데 사회적, 환경적인 책임을 질 수 있도록 금액적으로 부담을 주는 제도를 서둘러 도입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지적이다.

“미세플라스틱 문제는 어느 날 갑자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같은 재앙이 될 수 있다.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생분해가 가능한 플라스틱을 하루라도 빨리 쓸 수 있도록 정부가 유도해줘야 한다.”

홍진기 연세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는 “우리가 앞으로 플라스틱을 전혀 쓰지 않더라도 지금까지 만들어진 플라스틱만으로도 지구에는 어마어마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1900년대 초중반 인류가 플라스틱을 본격적으로 생산한 뒤 땅에 묻은 것이 침식되고 작아져서 지하수로 스며들었다”며 “이것이 바다에 흘러가 다시 사람한테 영향을 미치는 사이클이 돌아오기 시작했다”고 우려했다.

다만 그 편리성 때문에 플라스틱 사용 자체를 막기는 어렵다. 자연에서 분해되는 생분해 플라스틱이 대안으로 떠오르는 이유다.

인류의 역사를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로 구분한다면 현재는 ‘플라스틱 시대’라 할 수 있다. 플라스틱은 현대의 거의 모든 신제품에 사용되어 왔다.

반도체 소자, LCD와 고성능 전지, 기능성 섬유 등에는 모두 플라스틱이 사용된다. 20세기 최고의 발명품인 플라스틱은 이미 전 세기에 우리 인류의 삶을 혁명적으로 변화시킨 꿈의 신소재이기도 하다.

아무튼 오늘날 플라스틱 시대에 우리는 또다시 우리의 발명품에 의해 위협을 받고 있으니 역설(逆說)도 이런 역설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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