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문 취재국장
▲ 김태문 취재국장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지난 주말 전격적으로 부통령 불출마 및 임기 후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스트롱맨’으로 불리며 국내외 각종 논란의 중심에 섰던 두테르테 대통령이 은퇴 선언을 한 만큼 가장 큰 관심사는 향후 필리핀의 정권을 누가 잡느냐다.

가장 큰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는 이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딸인 사라 다바오시 시장의 출마 여부. 본인은 대선 출마를 부정하고 있지만, 지난 필리핀 한 언론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딸의 대선 출마를 시사했다.

문제는 두테르테 정부는 지난 5년간의 통치 기간 동안 시민들의 참된 자유와 민주주의를 박탈해왔으며 정부에 저항하는 시민, 법조인, 인권옹호가, 목회자 등 수많은 이들을 대량 학살해왔다는 점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현재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마약과의 전쟁’ 단속과정에서 발생한 ‘반인도주의 범죄혐의’와 관련 예비 조사를 받았고, 불법적으로 살해한 사실이 밝혀져 재판부에 의해 정식 조사 개시가 요청된 상태다. 그리고 바로 지난 9월 ICC 공식 조사 승인이 발표된 바 있다.

이 같은 국제적인 조사를 앞둔 두테르테가 정계은퇴를 선언하면서 자신의 후계자로 딸을 지목한 것은 우려할 만한 일이다. 사라는 다바오 시의 시장에 연임하면서 “아버지는 내가 아는 가장 위대한 정치인”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외신들은 두테르테 부녀의 대통령직 연임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한다. 딸이 집권해 개헌을 통해 대통령직 연임을 가능하게 한 뒤 아버지가 또 대권을 잡는 시나리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

국제 사회는 여러 가지 반인도주의적 행위를 벌인 두테르테를 심판해야 한다. 또한  필리핀 사회에서 발생하는 모든 형태의 국가폭력이 즉각 종식되어야 하며, 지속적으로 필리핀 시민들의 자유와 존엄, 인권회복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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