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현준 산업금융부장
▲ 안현준 산업금융부장
최근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5단체가 ‘경제발전과 국민통합을 위한 특별사면복권 청원서’를 발표하고 청와대와 법무부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 복권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이들은 세계경제가 대전환기를 맞으며 코로나19와 미중 갈등,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국가 경제가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위기상황인 점을 근거로, 형기를 마쳤거나 형기의 대부분을 채워 가석방 상태인 기업인 그리고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기업인을 대상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경제단체들의 목소리 속엔 최근 반도체 패권을 둘러싼 국제 정세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대비 지난해 대만의 점유율은 4.4%p 일본의 점유율은 1.8%p 각각 늘어난 반면, 한국의 점유율은 5.5%p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미국의 중국에 대한 반도체 공급규제가 시작되기 직전인 2018년 대비 지난해 중국의 반도체 수입은 37.2% 늘어났지만, 한국산 반도체 수입은 6.5% 증가에 그친 점도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 삼성전자는 반도체 경쟁사인 TSMC와는 다르게 지난해 말 미국 테일러시 반도체 공장에 대한 약 20조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한 이후 구체적인 투자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와 반면에 TSMC는 올해 설비투자를 지난해보다 40% 늘린 440억달러 규모로 책정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으며, 최근에는 1조엔(약 9조6000억원)을 투자해 구마모토현 기쿠요마치에 공장을 짓고 2024 12월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라는 구체적인 안까지 발표했다.

재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상황과 관련해 글로벌 기업들 입장에서 법적 리스크가 있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를 상대로 한 M&A에 대한 위험 부담이 크기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것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주일에 1~2차례 법원에 출석해 재판을 받고 있어, 장기적인 해외 출장이 어렵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들은 총수의 부재가 기업 전체의 큰 타격을 줄 수 밖에 없다고 재차 주장하며,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론에 힘을 실고 있다.

아울러 TSMC가 대만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권 내에서도 조심스럽게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론이 거론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더불어민주당 한 국회의원은 본지와의 만남에서 대만이 19년 만에 1인당 GDP에서 한국 제칠 수 있다는 기사를 보고 심경이 복잡했다고 고백하며, 우리나라도 반도체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심스럽게 견해를 밝혔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 역시 사면론을 공식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경제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은 엄숙하게 인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측도 여권 내 이러한 목소리와 궤를 같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와 만난 한 관계자는 해당 상황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전폭적인 반도체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들은 일관되게 이젠 정부가 선택 해야될 시점이 다가왔다고 말하고 있다.

이젠 정부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 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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