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순직 논설주간
▲ 권순직 논설주간
“에이 ~ 어린 대학생만도 못한 국회의원 *들 ...”
노래방 사장님의 한숨 섞인 푸념이다. 대학가에 위치한 노래방은 이태원 참사 이후 국민 애도 기간이 지났어도 하루 종일 손님이 한 팀도 없다.
 
주 고객인 대학생들이 참사로 희생된 같은 젊은이들 생각에 노래 부를 수가 없었을 터이다.
이런 와중에 입만 열면 ‘국민과 나라를 위해 일을 한다’는 국회의원(여야 불문)들이 애도 기간에 술 마시고, 온갖 입에 담지 못할 언행으로 정쟁에 몰두하는 모습에 노래방 사장이 화가 난 것이다.
 
조용한 음악을 들으며 카페에서 글을 써온 작가는 요즘 음악이 꺼진 것이 아쉽지만, 어린 카페 사장님의 배려가 고맙고 기특하다. 배경 음악 까지도 켜기가 가슴 아픈 카페 사장 마음이 곧 우리 서민들의 정서다.
 
보통 사람들은, 젊은 이들은 이처럼 슬프고 가슴 아픈데 유독 정치인들만 물 만난 고기처럼 애도 분위기와는 딴 판에서 싸움질에 열중하니 화가 나는 것이다.
 
무너진 국가 위기관리 시스템
 
참사 전 후에 우리의 생명을 지켜줄 ‘지도자’들, 일꾼들은 무얼 하고 있었을까.
관내에 그 많은 인파가 몰리는 행사가 진행되는데 용산경찰서장은 식당에서 회식을 하고, 사고가 발생한 후에도 도저히 경찰 고위간부라고는 볼 수 없는 행태를 보였다.
 
절박한 112신고가 빗발치고, 엄청난 참사가 빚어지는 순간 경찰청 112종합상황실 상황관리관은 상황실을 이탈, 서울청장보다 상황을 뒤늦게 파악하는 일이 빚어진다.
 
경찰총수 경찰총장은 지방에서 등산후 회식하고 캠핑장에서 잠에 떨어져 부하들의 긴급 전화도 받지 않는 몇시간이 이어졌다.
불의의 사고가 발생하면 신속하게 보고체계가 작동하고 대처하는 게 경찰의 가장 중요한 임무다. 거의 제로에 가까운 대응 모습이 오늘 대한민국의 경찰이다.
 
용산구청장은 당일 지방 행사에 다녀온 뒤, 사고 현장을 어슬렁거리다 귀가했다. 십수만 인파가 몰려있으면 현장에서 지켜보아야 할 구청장은 담 넘어 남의 집 구경하듯 했다.
 
도대체 국가 시스템이 작동이나 하고 있는지, 이런 사람들에게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라고 위임해도 되는 것인지 ...
 
정부 여당의 대처도 갈팡질팡이다. 발뺌하느라 바쁘고, 분노한 국민들에게 정부 사과는 왜 그리 인색하고 굼뜬지 이해할 수가 없다.
 
참사를 정쟁(政爭)판으로 끌어들인 정치인들
 
이 와중에 야당은 무슨 호재라도 만난 듯, 비극적인 참사를 정쟁판으로 끌어들여 국민들의 지탄을 자초했다.
국민들은 깊은 슬픔에 빠져있는 순간, 야당 의원은 술판을 벌였다. 민주당은 촛불 집회를 부추겨 윤석열 정부 퇴진 운동에 나선다는 비판을 받았다.
 
같은 민족이라는 북한은 동족의 참사에 아랑곳하지 않고 연일 미사일을 쏘아대는 도발을 했다. 애도 기간중 도발도 서슴지않는 그들과 손잡자고 애걸복걸해온 전 정부는 뭐라 할건가.
 
이 와중 코미디 한 건이 발생, 국민들은 웃어야 할지 화내야 할지 난감하다. 풍산 개 사건이다. 문재인 대통령 시절 김정은이 선물한 풍산 개를 문대통령이 퇴임후 양산 사저로 대려갔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문대통령 측이 더 이상 못키운다며 파양(반납)했다고 한다. 일부 신문은 새 정부가 개 사육비를 지급하지 않으려 하니까 파양했다고 보도했고, 양산 사저측은 다른 이유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이 들어 데리고 간 강아지를 돈 때문인지, 다른 이유에선지 돌려보내는 사유가 궁금하다. 이런 문제로 신 구 권력간에 비난이 오가는 현실이 서글프다.
 
사태 수습은 유가족의 슬픔을 치유하고, 부상자를 치료하는 일이 최우선이다.
그리고는 다시는 이 땅에서 이같은 비극이 빚어지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하는 길이다.
 
재발 방지를 위한 기구를 발족, 완벽한 시스템을 갖추는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여 야로 갈려 책임 떠넘기기나 비난으로 국력 허비하지 말고 철저한 원인분석과 대책 마련에 나서길 바란다.
 
그러려면 조사나 대책 마련에 여 야를 떠나 중립적인 전문가 인사들이 주축이 되어 일을 처리해야 한다. 수차례나 천문학적인 돈을 들인 세월호 진상조사 같은 우를 범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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