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뉴시스
▲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윤주혜 기자 | 최근 레고랜드 발 자금시장 경색 여파로 회사채 시장이 위축되자, 은행과 기업어음(CP)을 통해 돈을 빌리는 기업이 늘고 있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10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10월 은행 기업대출은 전달보다 13조7000억원 증가한 1169조2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통계 속보치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9년 6월 이후, 10월 기준 최대 증가폭이다.
 
또한 대기업 대출은 9조 3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으며, 중소기업 대출도 운전자금 수요 지속, 부가가치세 납부 등 계절요인으로 4조4000억원 증가했다.
 
이같은 은행 기업대출 급등의 배경에 대해 황영웅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기업의 운전자금 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회사채 시장의 위축 영향으로 은행 대출을 활용하는 대기업이 늘며 높은 수준의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 대출과 함께 이사회 결의나 신용등급 평가가 필요없는 기업어음(CP)을 통해 단기자금을 마련하려 시도하는 회사도 늘었다.
 
한은행 따르면 CP·단기사채는 지난 9월 4000억원 순상환에서 10월 3조1000억원 순발행으로 전환됐다.
  
반면 회사채는 투자심리 위축과 발행 부진으로 전달 6000억원에서 10월 3조2000억원을 기록해 순상환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CP 금리가 연 5.0% 돌파하면서 채권시장의 불안이 심화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등급 A1 기준 CP 91일물 금리는 지난 9일 오후 전날보다 0.04%포인트 오른 연 5.02%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월 14일(5.17%) 이후 처음으로 5.0%를 넘은 것이다. 
 
이같은 CP 시장 불안에 대해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경기 하방압력이 높아지고 있으며 글로벌 긴축 우려가 상존하고 있어 CP 3개월물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흥국생명 콜옵션 미행사 이슈로 신용시장 불안심리가 재차 부각됐다”며 “최근 금융당국의 시장안정 의지는 강한 편이지만 여전히 신용시장 불안심리는 쉽게 완화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같은 CP 금리 상승으로 인해, 기업들의 상환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기업의 차환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CP 발행이 어려워지면 레포(환매조건부 채권) 시장의 결제불이행 위험이 증가하고, 머니마켓펀드에서 자산 급매 현상이 관찰돼 채권시장과 주식시장 전반으로 위험이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며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금융회사들도 자금 운용과 조달 과정에서 상당한 손실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