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 1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윤주혜 기자 | 외환 보유액이 8·9·10월 석 달 연속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수출 부진까지 이어지자 국내 외환 보유고 건전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5일 <투데이코리아>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10월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140억1000만 달러로, 전달 동기(4167억7000만 달러) 대비 27억6000만 달러 감소했다.
 
한국은행은 외환 보유액 감소의 배경에 대해 “금융기관 외화예수금 및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달러 환산액은 증가하였으나,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의 영향 등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9월·10월 급등했던 환율 방어를 위해 시장에 달러를 파는 조치를 단행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섰던 지난 9월 한 달 동안 국내 외환 보유액은 196억6000만달러 감소했는데, 이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 274억 달러 이후 최대 감소폭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은행은 지난 9월 국민연금과 체결한 외환 스와프(국민연금이 외환 보유액에서 달러를 조달하고, 만기 시 한국은행에 달러로 갚는 계약)도 외환 보유액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고 전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10월 중에는 9월과 비교해 외환 시장 쏠림 현상이 완화됨에 따라 변동성 완화 조치 규모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며 “국민연금과 외환 당국 간 외환 스와프, 수출 기업의 달러화 매도 등이 한국의 수급 여건 개선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추후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인해 외환 보유액 감소세가 더 빨라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형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아직까진 IMF 기준의 적정 외환보유고 수준에 근접한 수치인 것 같다”면서도 “다만 외환시장압력지수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므로 추후 환율 변동성이 더 확대되는지 여부와 외환보유액 감소에 따라 과거 IMF나 IT버블, 금융위기 등 세 차례의 위기수준에 근접할지는 판단해봐야할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최근 이어지고 있는 수출 부진까지 더해지며, 외환을 확충할 수 있는 방안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15일 관세청이 발표한 ‘10월 월간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무역수지는 66억98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7개월 연속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누적된 무역수지 적자는 355억5000만 달러에 달한다.

특히  지난달 국내 수입은 9.9% 증가한 591억8100만 달러였던 반면, 수출은 1년 전보다 5.7% 감소한 524억8300만 달러로 나타났다. 
 
다만 이같은 우려 속에서도 한국은행과 정부는 국내 외환보유고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는 지난 10월 국정 감사에서 “국제통화기금(IMF)에서 한국의 외환 보유액가 적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며 “우리는 지금 100% 조금 밑이고, IMF 기준은 80∼150%인데 (상단의 150%) 이 기준은 신흥국 대상이다”고 말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지난 1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국내총생산(GDP)의 25% 수준으로 IMF 등에서도 우리 외환보유액이 외부 충격에 대응할 정도로 충분하고 보고 있다”며 “외환시장 안정, 수급 안정에 최선을 다할 테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 언제든지 필요할 때 가용할 수 있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고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9월 말 기준 세계 9위로, 전월보다 한 단계 낮아졌다.
 
나라별로 보면, 9월 말 한국보다 외환보유액 규모가 많은 국가는 중국(3조290억 달러), 일본(1조2381억 달러), 스위스(8921억 달러), 대만(5411억 달러), 러시아(5407억 달러), 인도(5327억 달러), 사우디아라비아(4673억 달러), 홍콩(4192억 달러)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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