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김성주 의원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3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김성주 의원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3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박용수 기자 |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해 온 경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제3자 뇌물공여죄가 인정된다는 결론을 내린 가운데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홍준표 대구시장에게 "이재명 대표는 ‘뇌물’이고 홍준표는 ‘모금’이냐"고 발언해 신경전이 벌어졌다.
 
홍준표 시장은 2014년 경남도지사 시절 프로축구단 경남FC의 후원금 모집과 관련해 “수사해야 한다”고 발언한 김성주 의원에 대해 반박 글을 내놓았다. 김 의원이 홍 시장의 반박 글에 맞불을 놨다. 김 의원은 굳이 화풀이하려면 도의회에서 ‘반공갈 협박’이라는 표현으로 홍 시장의 명예를 얼룩지게 만든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전 경남도 행정부지사)에 대한 고소를 먼저 검토하라고 재반박했다.
 
제3자 뇌물공여는 공무원이 직무에 관한 부정한 청탁을 받고 제3자에게 뇌물을 공여하게 하거나 공여를 약속한 경우 성립하는 범죄다. 제3자 뇌물죄가 성립하려면 '부정한 청탁'이 존재해야 하고, 이 직무를 처리하는 권한이 있는 공무원이 청탁에 연루됐다는 점이 사실로 드러나야 한다. 이는 일반 뇌물죄 성립요건과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점이다.
 
일반 뇌물죄는 공무원 또는 공무원과 뇌물 범죄를 모의한 공범이 뇌물을 수수한 경우 유죄가 인정되지만, 제3자 뇌물죄는 범죄에 관여한 공무원과 뇌물을 준 사람 사이에 부정한 청탁과 대가관계가 있어야 유죄가 인정된다.
 
이 대표는 지난 2014년 10월부터 2016년 9월까지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두산건설, 네이버, 차병원 등 4개 기업의 후원금 133억5000만원을 유치하는 대가로 이들 기업에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 변경 등 편의를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한편 홍 시장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20억 후원을 받았다는 것은 당시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고대 법대 직속 후배라서 개인적으로 간곡히 부탁을 했고 그에 따라 경남FC 사장과 대우조선해양이 거제 축구 발전 MOU를 맺고 6개월 간 20억을 후원한 것이지, 후원 대가로 경남도에서 대우조선해양에 해준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즉 홍 시장의 말은 “이재명 대표는 기업에 건축인허가 등을 변경시켜 편의를 제공해 후원금을 받은 것이다”라며 홍 시장은 대우조선해양과 거제 축구 발전 MOU를 맺어 후원을 받은 것이기에 후원금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일컫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 의원은 21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홍준표 대구시장님께서 무척 화가 나신 모양”이라며 “홍준표 시장님의 흥분 속의 반박을 제가 차분하게 다시 반박해보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나온 언론 보도와 경남도의회 회의록에 나온 자료를 근거로 제기한 문제에 대해 해명 대신 제소를 언급했다”며 “대구시정도 바쁠 텐데 모든 정치적 사안에 대해 훈수를 두더니 저를 ‘국회에서 퇴출시키겠다’고 협박까지 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소위 국회의원이란 사람이 팩트 확인도 없어 이재명 대표에게 아부하느라 터무니없는 거짓말로 음해하는 것은 용서치 않는다’는 홍 시장의 발언에 대해 “제가 언급한 내용은 당시 지역 언론에서 보도한 내용과 윤한홍 경남도 부지사가 도의회에 출석해 발언한 것에 대해 근거한 것”이라며 “부당한 검찰 권력과 정치검사의 행태에 대해 비판한 것을 이재명 대표에 대한 아부로 둔갑시키느냐”고 반발했다.
 
김 의원은 ‘저격수 하려면 팩트 확인부터 해야지 거짓말로 모함하면 도로 저격당하는 수가 있다’는 홍 시장의 발언에는 “전북에서 활동하는 제가 왜 대구시장의 저격수 역할을 맡겠느냐. 저의 발언 내용을 보면 홍 전 지사를 비판한 것이 아니라 시민구단을 책임지는 단체장이 구단 운영을 위해 백방으로 뛰면서 후원금을 모을 수밖에 없는 현실을 외면한 채 성남FC의 광고 명목의 기업 후원을 뇌물로 둔감시키는 검찰의 공소장을 비판한 것”이라며 “저격한 적이 없으니 도로 저격당할 일도 없다. 모든 내용은 언론 보도를 근거로 얘기한 것이니 팩트 확인부터 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경남FC 모금은 양산에 있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물어보라’는 홍 시장의 발언에 대해 “경남FC 모금을 문재인 전 대통령이 시켰느냐. 무관한 문재인 대통령을 끌어들이지 말고 왜 홍준표 지사는 모금인데 이재명 대표는 뇌물인지 그에 대해 답을 해야 한다”며 “비슷한 사안에 대해 정적인 야당 대표를 뇌물죄로 처벌하겠다는 것이 합당한 것인지 묻는 것이고 검찰에게 동일한 기준과 잣대를 적용하라는 것이 핵심이다. 논점을 흐리지 말라”고 밝혔다.

▲ 홍준표 대구시장이 23일 자신의 SNS에 이재명 대표 성남FC '제3자 뇌물사건' 이라는 글과 함께 홍 시장의 후원금은 사회적 공동 모금이라고 글을 올렸다. 사진=홍준표 SNS 사진 캡처
▲ 홍준표 대구시장이 23일 자신의 SNS에 이재명 대표 성남FC '제3자 뇌물사건' 이라는 글과 함께 홍 시장의 후원금은 사회적 공동 모금이라고 글을 올렸다. 사진=홍준표 SNS 사진 캡처
이에 홍 시장은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같이 말하며 “모금이 문제가 아니고 범죄적 수법을 동원했는지 여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홍 시장은 “이 대표께서 성남FC 제3자 뇌물 사건을 변명하면서 ‘홍 시장은 후원하는 기업과 사진도 찍었다’고 했다”며 “그렇다. 나는 후원하는 금액 팻말을 들고 후원 기업 대표와 당당하게 사진을 찍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복지 공동 모금회 모금 행사 때도 똑같이 팻말을 들고 사진을 찍어 선행을 널리 세상에 알린다”고 이어갔다.
 
홍 시장은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은 기소된 사건의 거액 후원금을 받을 때 팻말을 들고 사진을 찍은 일이 있었는가. 아마 없었을 것”이라며 “범죄적 수법으로 받은 돈이라서 쉬쉬하며 뒷돈으로 받았을 것”이라고 또 다시 직격했다.
 
그러면서 홍 시장은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 “더 혹 붙이지 말고, 나를 끌고 들어가지 말고 순수 사법적 대응을 해라”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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