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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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투데이코리아> 취재를 종합하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만기 5년 은행채 기준)는 연 4.41~6.52%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 대비(연 4.13~6.64%) 하단 금리가 0.28%포인트 오른 셈이다.
만기 1년 은행채를 기준으로 하는 신용대출 금리도 같은 기간 연 5.420~6.450%를 기록하며 하단이 0.270%포인트, 상단이 0.140%포인트 높아졌다.
기준금리 동결에도 대출금리 인하가 이뤄지지 않는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미 국채 금리 상승을 주된 요인으로 꼽고 있다.
국내 은행채 금리가 미 국채 금리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나온 결과라는 관측이다.
앞서 연준의 긴축 장기화 기조로 인해, 지난 2월 한달 사이 미국 국채 금리는 10년물이 0.5%포인트, 2년물은 0.7%포인트 이상 상승한 바 있다.
이에 따라 3년 만기 한국 채권 금리도 지난 2일 3.865%로, 지난달 대비 약 0.749%포인트 급등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리스크센터장은 “국내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상당부분 미국과 동조화하는 과정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고물가와 고금리 상황이 당분간 유지되면서 대출금리도 현재 수준에서 추가적인 하락보다는 지금보다 높은 수준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예대금리차 공시 확대 등 거세진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은행권이 수신금리를 소폭 올리고 있다는 점도, 추후 대출금리 상승을 야기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에 영향을 주는 자금조달비용지수(코픽스)는 수신상품의 신규취급액과 잔액의 가중평균금리로 산정되는데, 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정기 예금 금리는 3.66~3.81%로, 일주일 전(연 3.55~3.70%)과 비교하면 약 0.11%포인트 증가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 대출금리 인하를 기대했던 영끌족의 한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한 30대 청년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기준금리가 드디어 동결돼서 대출금리도 정점을 찍을 거라고 예상했었는데, 오히려 오르고 있는 상황에 놀랐다”며 “결국 취약차주들의 어려움은 전혀 해소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대출금리가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중저신용자의 상환 여력 약화로 은행권의 연체율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미 4대 시중은행의 지난 1월 신규 연체율 평균은 0.09%로, 1년 전(0.04%) 대비 2배 높게 올랐으며, 가계 신규 연체율 평균도 지난해 1월 0.04%에서 올해 0.07%까지 상승했다.
이같은 부채 증가와 금리 간 연관성에 대해, 한은은 지난해 9월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민간부채 수준이 높은 상황에서 금리 상승은 대출자의 채무상환 능력에 부담을 준다”며 “특히 자산가격 하방압력이 증대되며 가계와 기업의 주택관련 대출 건전성이 악화할 수 있다”고 짚은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