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李, 잘 안바뀌니 문제”
변화 전제 품자는 목소리도··· 李는 사실상 ‘거절’

▲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지난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전당대회 관련 기자회견에서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들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지난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전당대회 관련 기자회견에서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들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이태훈 기자 | 이준석 전 대표도 연포탕 재료가 될 수 있을까.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최우선으로 내세운 가치는 ‘연포탕(연대·포용·탕평) 정치’였다. 김 대표가 당 화합을 강조한 만큼 여권에선 지도부가 이 전 대표까지 끌어안으려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이에 대한 지도부의 생각은 엇갈리고 있다.

일단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 전 대표 포용론’에 회의적 입장을 전했다. 그는 13일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친 이준석계인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이 당직에 기용되면 연포탕의 상징이 되지 않을까‘라는 질문에 “당이 잘되기를 바라서 하는 쓴 소리를 훨씬 넘어서 상당히 문제 있는 발언들을 계속하고 있다”며 “조금 더 모드를 전환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은데 사람이 잘 안 바뀌니 문제”라고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안철수 의원이라든가 당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유승민 전 의원, 이런 분들에게도 손을 내밀려고 하는 그런 느낌은 갖고 있다”면서 “(이 대표 측보다) 차라리 안 의원 측에서 하는 것이 당내의 역할이나 이번 선거 과정에서 보여준 득표 등 그런 면에서 모두 바람직하다”고 바라봤다.

반면,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변화를 전제로 이 전 대표를 품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무조건적으로 이 정부를 비난하는, 오히려 민주당보다 더 거칠게 비난하는 모습들이 많지 않았느냐”면서도 “그 내용들을 조금 뒤로 무르고 이제 본인들이 갖고 있는 경쟁력과 장점들이 있다고 본다. 그것을 어떻게 극대화시킬지에 대한 고민이 우선 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전 대표가 현재 상태를 유지하면 내년 총선에서 기여할 가능성이 있는지’묻자 “가정에 대해 얘기할 건 없지만 이 전 대표가 탄생됐을 때, 받았던 그 기대감이 있지 않냐”며 “그 기대감을 잘 살리는 방식으로 고민들을 같이 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긍정 신호를 보냈다.

태영호 최고위원도 같은 날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이준석계 포용을 반대하는 당내 여론에 대해 “단도직입적으로 ‘함께 갈 수 없다’ 이렇게 미리 선을 그어놓고 가는 건 아니다”라며 ”이 전 대표나 안 의원 쪽에서 총선을 이겨야 한다는 그런 절박함이 있다면 결국은 다같이 당이 하나의 모습으로 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준석 포용론'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사진=이준석 페이스북 캡쳐
▲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준석 포용론'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사진=이준석 페이스북 캡쳐
그러나 이 전 대표는 당장은 ‘포용’에 응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사안에 대해서 태영호 의원보다는 김재원 최고위원의 말이 옳다”며 “안철수는 안고 가고 이준석은 안고 가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어차피 비상식과 상식의 구분인데 선명하게 해야 한다. 비상식의 품으로 모두 안으면 된다”며 “연포탕이라는데 어차피 모두 모아서 한 솥에 삶으면 된다”고 김 대표를 비롯한 친윤계를 비판했다.

주목할 점은 김 대표가 지난 대선 과정에서 갈등을 겪던 윤석열 당시 대선후보와 이 전 대표의 만남을 울산에서 성사시킨 인물이라는 것이다. 김 대표가 당시 난망이던 두 사람의 봉합을 극적으로 이끌어낸 만큼, 이번에도 ‘이준석 포용’이라는 수완을 발휘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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