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영수 통신원
▲ 황영수 통신원
2022년 한 해 미 달러화의 강세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던 글로벌 통화들이 다시금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그 와중에도 미 연준의 추가금리 인상 가능성에 달러지수와 미 국채 이자율도 덩달아 오르내리고 있다. 

미 달러화는 2022년 9월에 무려 20년만의 기록을 갈아치우며 12%나 몸값을 불렸다. 이는 사상 유례가 없었던 돈풀기로 늘어나는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처하기 위해 미 연준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한 데 기인한 것이다. 그러나, 달러화는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다가 2월초에 미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이 점쳐지면서 다시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려오고 있다. 
 
최근에는 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이 지난 주에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3월 21일과 22일의 정책회의에서 빅스텝 금리인상을 암시하고 기존의 예상보다 기준금리를 더 올릴 수도 있음을 예고하면서 미 국채금리와 더불어 미 달러가치도 상승하고 있다. 

팬데믹 시작 이후 2020년 2/4분기부터 꾸준히 오르기 시작한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미 연준이 안일한 대처로 손을 놓고 있는 1년사이 무려 5% 내외로 치솟았다. 다급해진 미 연준이 2021년 4/4분기부터 국채 금리를 올리면서 인플레이션에 뒤늦은 대응을 시작했고 덩달아 미 달러지수도 가파른 상승세를 그려왔다. 그 이후 달러지수와 미국의 국채금리는 글로벌 경제에 절대적인 바로미터로 작용하면서 글로벌 경제는 물론이고 당사국인 미국내 경제에도 수많은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강(强)달러 현상으로 미국내 제조업체들의 가격경쟁력이 약해지면서 미국의 수출경쟁력이 빨간 불이 켜진 것을 꼽을 수 있다. 또한 미국기업들이 해외생산기지 생산품에서 발생한 수익을 반입할 때 미 달러화에 대한 현지화폐의 환차손으로 수익이 줄어드는 역기능에 노출된다. 

강(强)달러 현상이 심화될수록 미국내 제조품보다 해외에서 수입한 물건이 오히려 더 싼 가격에 팔릴 수 있어 결국에는 국가산업의 동맥인 제조업이 급속도로 약화될 수 있고 이는 바로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미국 제조업의 쇠락과 직결될 정도로 심각한 문제이다. 
 
미 달러화의 경우에서 보듯이 글로벌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주요통화의 흐름을 예측하면 거시적으로 경제를 바라볼 수 있는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제이피 모건(J.P Morgan)은 최근 발간한 자료에서 “미 달러화는 지난 2022년의 역사적인 강세이후 2022년 11월부터 2023년 1월 사이의 짧은 기간에 무려 7%에 가깝게 하락했는데, 이러한 약세는 2022년의 초강세에서 평균회귀를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초(超)강(强)달러 현상을 이끌었던 요인들은 대부분 제자리를 찾아 돌아왔거나 돌아오고 있는 상태이며, 현재의 달러가치 상승은 전적으로 미 연준의 추가적인 금리 인상가능성을 염두에 둔 현상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제이피 모건(JP Morgan)의 외환 전략분석가인 미라 찬단(Meera Chandan)은 해당 보고서에서, “2023년에도 달러는 완만한 강세를 이룰 것이며, 다소 중립적인 입장에서 바라보고 있다”면서도 “달러가 강세의 저점을 향해가고 있고, 하향기간은 현재로선 불확실하며 올해 최고의 주제는 미국이 아닌 지역 특히 중국의 성장”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유로화에 대해서는 “2022년에 미 달러화 대비 17%나 주저앉으면서 20년만에 처음으로 가치역전이 일어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유럽이 역사상 가장 따뜻한 겨울을 나면서 가스가격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전까지 내려앉은 것에 긍정적인 성장 모멘텀이 합쳐져 유로화는 2023년 3월에 달러대비 1.10에 다가가고 9월에 1.08까지 하락하면서 그 가치가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 밖에도 엔화는 강세, 파운드화는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비록 글로벌 경제가 팬데믹에서 벗어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 에너지는 지역별로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정치지정학적 위험성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뿐만 아니라 날로 증가하는 중국의 팽창주의에도 상당히 내재되어 있다. 

팬데믹 기간 붕괴라 일컬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미 달러화를 제외한 나머지 통화들은 궤멸적 타격을 입는 것을 세계는 똑똑히 지켜보았다. 이는 곧 경제주권의 상징인 법정통화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며, 각국 중앙은행들은 자국통화 방어를 위해 금 사재기에 몰입했다. 큰 탈 없이 최고의 가치저장수단임을 공인받던 화폐가 무너지는 지금, 보유하고 있는 자산의 가치를 담보해 줄 확실한 가치보존 수단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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