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분위기 묻는 질문에 ‘원론적 답변’
‘대여투쟁’ 안버린 황교안···金에 4가지 건의

▲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오른쪽)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황교안 전 대표와 오찬에 앞서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오른쪽)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황교안 전 대표와 오찬에 앞서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이태훈 기자 | 전당대회서 당권을 놓고 겨뤘던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14일 오찬을 함께했다. 이들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만남을 가졌다고 입을 모았는데, 두 사람의 발언에 약간의 온도 차도 느껴졌다.
 
어제(13일) 경쟁자였던 안철수 의원을 만난 김 대표는 오늘은 황 전 대표와 만나며 ‘연포탕’(연대·포용·탕평) 행보를 이어갔다. 여의도 한 식당에서 정오쯤 만난 두 사람은 오후 1시 10분경 식당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김 대표가 먼저 기자들 앞에 섰다. 그는 오늘 회동 내용을 묻는 질문에 “앞으로 우리 당이 어떻게 잘 하면 내년 총선에서 이길 수 있겠느냐 서로 많은 공감을 했다”며 “(황 전 대표도) 적극적으로 도와주실 것”이라고 답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도 “시종일관 화기애애하게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서 원팀으로 함께 가자고 말씀하셨고, 또 민생경제를 위해 집중하고 성과를 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회담 분위기를 전했다.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마치고 자리를 뜨고 있다. 김 대표는 당초 강민국 수석대변인(김 대표의 오른쪽)에게 질의응답을 일임할 계획이었으나, 기자들의 요청에 직접 질문에 답변했다. 사진=투데이코리아DB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마치고 자리를 뜨고 있다. 김 대표는 당초 강민국 수석대변인(김 대표의 오른쪽)에게 질의응답을 일임할 계획이었으나, 기자들의 요청에 직접 질문에 답변했다. 사진=투데이코리아DB
김 대표가 자리를 뜬 이후 기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황 전 대표는 “당과 나라가 어려울 때 당과 나라를 살릴 수 있는 협력의 틀을 만들어 가보자라는 취지의 논의들이 있었다”며 “제가 (김 대표에게) 말씀드린 의제가 몇 가지 있어서 그 얘기를 나눴다”고 운을 띄웠다.
 
황 전 대표는 김 대표에게 ▲국민의힘을 민생정당으로 만들어갈 것 ▲당의 무너진 가치를 바로세우고 가치 중심의 정당으로 변모할 것 ▲패스트트랙 과정에서 겪는 당의 어려움 해결할 것 ▲국회의원 특권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할 것 등을 건의했다고 말했다.
 
한편, 황 전 대표는 원론적 답변에 그친 김 대표 측과 달리 ‘할 말은 확실히 하겠다’는 자세를 보였다. 그는 ‘대여(對與) 투쟁까지 고려했다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바뀐 계기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제가 가는 길은 변함이 없다. 그렇지만 당 대표가 새로 세워졌으니 대표 중심으로 당이 정상화되고 다시 일어나는 게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대여투쟁이) 병립할 수 없는 게 아니라 병립할 수 있기에 추진해갈 것”이라며 “필요한 것은 우리 안의 잘못된 부분도 고치고, 민주당의 잘못된 부분도 고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이 제기한 ‘전당대회 개표 조작’ 의혹에 대해선 “그 부분에 관해 지금도 검증 중에 있다. 이틀 동안의 자료인데 5초 단위로 투표 상황을 발표했다”면서 “이런 걸 하나하나 되짚어가면서 챙겨보고 있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전문가들이 하고 있는데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거 같다”며 묻고 갈 뜻이 없음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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