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전 목사 ‘공천 요구’ 일화 소개···수십 명 공천 요구한 듯
하태경 “전광훈 세력과 완전히 선 그어야”
홍준표 “당, 일개 목회자에 좌지우지 안돼”

▲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오른쪽)가 지난 2019년 3월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장을 예방해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오른쪽)가 지난 2019년 3월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장을 예방해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이태훈 기자 | 국민의힘에서 전광훈 목사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는 전 목사의 ‘내 사람 공천’ 요구를 폭로하며 당이 전 목사와 선을 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전 대표는 7일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2020년 총선을 앞두고 당에 적지 않은 숫자의 ‘공천 자리’를 요구했다고 밝히며 “당에서 축출하고 단절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 전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같이 전하며 “정상적으로 판단하는 상황에서 도와주면 좋지만, 지금의 이런 형태로는 도움이 안 된다. 정상적 애국 활동을 할 때는 많은 도움이 됐으나, 그 길을 벗어난 뒤에는 도움이 아니라 큰 해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황 전 대표는 21대 총선을 기점으로 전 목사와의 관계가 틀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11~2012년 처음 알고 소통하고 관계를 가졌는데 점점 정치색이 짙어지면서 목사의 본분을 잃어갔고, 2019년 공천 과정에서 정말 말도 안 되는 주장과 요구를 해서 같이 하기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황 전 대표는 “(전 목사가) 과도한 공천 요구를, 숫자부터 얘기했다”며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진행자가 ‘내 사람 몇 명 공천 식이냐’고 묻자 “몇 명이면 이해가 된다”고 답했다. 진행자가 “그럼 몇십명이었나”라고 재차 묻자 “그 정도 이야기하자”며 부정하지 않았다.

이어 “지금 단계에서는 (전 목사를) 당에서 축출하고 단절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도움이 되는 줄 알았지만 실제로는 도움이 되는 게 아니라 폐해고, 더 많은 사람이 떠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전 목사를 통해 입당한 당원들이) 이중 당적자일 가능성은 많으나, 전 목사는 단호하게 단절해야 되지만 그분(전 목사)에게 속아서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포용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 목사와 선을 그어야 한다는 목소리는 당 내에서 점차 힘을 얻고있다.

하태경 의원은 전날 SBS ‘뉴스브리핑’에서 “전광훈 세력과는 완전히 선을 그어야 한다. 우리 당의 미래가 없다. 다 잘라내야 한다”고 말했고, 홍준표 대구시장도 지난 1일 SNS를 통해 “정당이 일개 목회자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꼬집은 바 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