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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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탄희, 선거법 개정 거듭 목소리···“한 선거구서 5인 이상 선출”
“의원 정수 축소?···의원이 룰 스스로 정하는 데 따른 불신 때문”
“정수·세비 책정 권한도 제3의 기구로 넘겼으면”
이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제가 의원들을 만나서 대화를 해보면 의외로 의원들 중에 ‘이런 식으로 계속 정치해서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라는 고민을 가진 의원들도 많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당이 다르니) 정치적인 지향은 다를 수 있지만 자기 소신껏 정치를 못 하고 있다는 공통점은 있다”며 “(그런 의원들도 현실적인 이유로) 공천받고 나면 상대방만 악마화하면 이기니까 증오 정치하는 데 앞장서는 의원들도 있는데 (그런 사람들도) 집에 가서 (부끄러워서) 이불킥 한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선거제 개편 논의를 위해 19년 만에 열린 전원위원회에서 난상토론 첫 주자로 나섰다. 그는 ‘정치개혁 2050’ 활동을 통해 꾸준히 선거법 개정의 필요성을 역설해 왔고, 10일 전원위 발언에서도 양당 정치의 폐해를 지적하며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 의원은 인터뷰에서 “(지금 정치는) 좋은 정치라는 생물이 거의 멸종되어 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요즘은 남의 말에 반문하고 모욕하고 조롱하면 끝인 굉장히 정치 쉽게 하는 방법들이 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옛날에도 없었던 건 아니다. 특히 지역감정이 문제가 많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도 자서전에서 지역감정과 선거제도에 대해 ‘지금 이 구조에서는 원래 증오를 선동하는 게 제일 효과적인 선거운동 방법이 된다’, ‘이렇게 하면 아무리 대폭 물갈이해도 (국회에) 들어와서 바보가 아닌 이상 증오·선동하는 정치를 할 수밖에 없고, 모든 정당이 다 강경파가 발언권을 장악하게 된다’고 언급했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이러한 문제점을 타파하기 위해 선거제 개편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거구를 통합해 한 선거구에서 최소 5인 이상을 뽑고, 각 정당이 복수의 인원을 공천하도록 하는 내용의 ‘권역비례 플러스 민주당식 대선거구 제도’를 그 방법으로 소개했다.
이 의원은 “예를 들어서 ‘민주당식 대선거구 5인 선거구’다 그러면 민주당에서는 4명, 국민의힘에서는 3명, 정의당에서는 2명 이런 식으로 (정당에서 자율적으로 복수) 공천을 할 수 있게 해 주고 이 사람들이 지역구 투표용지에 다 올라간다”며 “그러면 유권자는 당을 먼저 고르고, 그 당에서 공천한 사람들, 민주당 4명 중에서도 제일 마음에 드는 사람 한 명을 고르게 된다. 그렇게 해서 순위를 매겨서 5등까지는 국회의원이 당선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명, 3명까지는 양당 나눠먹기가 되니까 (한 선거구에) 최소 4인 이상 뽑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저희 당 정치혁신위의 의결 사항”이라며 “최소한 5인부터가 바람직하다라는 게 저희 당 입장”이라고 부연했다.
이 의원은 해당 선거제도를 통해 비상식적인 주장을 하는 정치인들을 몰아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하나의 정당이 여러 명을 공천하게 되면 여성, 남성, 중진, 신인 등 다양한 인물에게 공천이 돌아갈 수 있다고 장점을 전했다.
‘민주당에게 유리하기 때문에 대선거구제를 주장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도 있다’는 물음엔 “거듭 말씀드리지만 유권자 선택권이 넓어지는 것”이라며 “유불리는 국민들께서 지지하는 정당이 유리해지는 거고, 국민들한테 좋은 후보를 공천하는 정당이 유리해지는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국회의원 정수를 축소하자는 여론이 높은데 대해선 “국민들의 마음을 이해한다”면서도 “핵심은 국회의원들이 자기 스스로 (선거의 룰을) 계속 정해왔다는 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세비든 정수든 국회의원들이 계속 세비 셀프 인상하고 세금 갖다가 자기 월급 올리는 데 다 쓰고 국민들의 의사는 반영이 안 되는 이 구조에 대한 불만이 국민들에게 누적돼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수와 세비에 대한 것도 제3기구로 (권한을) 넘겼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