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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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절’ 느낀 오영환의 ‘정치 탈출’···정치인 多 공감
與野, 吳 불출마 선언에 “놀랍고 아쉽지만 존중”
경기 의정부갑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오 의원(초선)은 소방관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10일 밝혔다.
그는 불출마 배경으로 동료 소방관들의 잇따른 순직과 이로 인해 무너진 자신의 마음을 첫 번째로 꼽았다. 그러나 정치에 대한 환멸도 분명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선언문에서 “오로지 진영논리에 기대어 상대를 악마화하기 바쁜, 국민이 외면하는 정치 현실에 대해서 책임 있는 한 명의 정치인으로서 결국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그러면서 “극단의 갈등 속에서 서로를 적으로 규정하고 배척하는 이들을 설득하고 조정해 낼 정치적 역량을 결국 제 안에서 찾지 못했음을 겸허히 인정하고 받아들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 의원의 ‘인정’과 ‘내려놓음’은 극한 대립으로 갈라져 버린 정치권에 큰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또한, 그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정치인들이 적지 않음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오 의원과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한 야당 의원은 <투데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오 의원이 그런 결정을 한 데 대해선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오 의원의 불출마 선언문 내용에 공감하며 “우리 정치에 대한 변화 요구가 (안에서도) 깊어지고 있다”면서 “그런 것을 위한 결단이 필요할 시기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여당 내부에서도 지금의 정치를 비관하는 목소리가 있느냐’는 질문에 “있지 않을까 싶다”며 “선배(정치인)들이 정치가 많이 가벼워졌다, 옛날의 무게감이 없어졌다 이런 말씀하실 때 제일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21대 국회 의원들이 역사에 어떻게 남아야 되느냐에 대한 고민이 있다“며 “그게 꼭 우리 21대만의 문제는 아니겠으나, 이걸 끊어내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다”고 덧붙였다.
이탄희 민주당 의원도 12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받은 관련 질문에 “(오 의원 같이)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의원 한 명이 또 떠나는구나 생각이 들었다. 오 의원이 계속 했으면 좋겠다”면서 “애민(愛民) 정신을 가지고 평범한 시민들의 생활 감각을 갖고 있는 정치인들이 못 버티고 계속 떠나는 이 상황에 대한 아쉬움이 너무 크다”고 전했다.
진행자가 ‘오 의원 같은 근본적인 고민과 내적 갈등을 하는 분들이 더 있느냐’고 묻자 이 의원은 “저는 많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다 보면 행동이 결국 생각을 지배하게 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