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절’ 느낀 오영환의 ‘정치 탈출’···정치인 多 공감
與野, 吳 불출마 선언에 “놀랍고 아쉽지만 존중”

▲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22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22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이태훈 기자 |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정치권에 큰 화두를 던지고 있다.
 
경기 의정부갑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오 의원(초선)은 소방관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10일 밝혔다.
 
그는 불출마 배경으로 동료 소방관들의 잇따른 순직과 이로 인해 무너진 자신의 마음을 첫 번째로 꼽았다. 그러나 정치에 대한 환멸도 분명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선언문에서 “오로지 진영논리에 기대어 상대를 악마화하기 바쁜, 국민이 외면하는 정치 현실에 대해서 책임 있는 한 명의 정치인으로서 결국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그러면서 “극단의 갈등 속에서 서로를 적으로 규정하고 배척하는 이들을 설득하고 조정해 낼 정치적 역량을 결국 제 안에서 찾지 못했음을 겸허히 인정하고 받아들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 의원의 ‘인정’과 ‘내려놓음’은 극한 대립으로 갈라져 버린 정치권에 큰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또한, 그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정치인들이 적지 않음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오 의원과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한 야당 의원은 <투데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오 의원이 그런 결정을 한 데 대해선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오 의원의 불출마 선언문 내용에 공감하며 “우리 정치에 대한 변화 요구가 (안에서도) 깊어지고 있다”면서 “그런 것을 위한 결단이 필요할 시기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 국회 본회의에서 안건이 상정, 표결에 부쳐지고 있다. 사진=투데이코리아DB
▲ 국회 본회의에서 안건이 상정, 표결에 부쳐지고 있다. 사진=투데이코리아DB
국민의힘 소속 한 초선 의원도 “(오 의원의 결정에) 조금 놀랐다”면서 “(결정에 앞서) 많은 고뇌와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그 결정을 그냥 존중한다”고 밝혔다.
 
그는 ‘여당 내부에서도 지금의 정치를 비관하는 목소리가 있느냐’는 질문에 “있지 않을까 싶다”며 “선배(정치인)들이 정치가 많이 가벼워졌다, 옛날의 무게감이 없어졌다 이런 말씀하실 때 제일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21대 국회 의원들이 역사에 어떻게 남아야 되느냐에 대한 고민이 있다“며 “그게 꼭 우리 21대만의 문제는 아니겠으나, 이걸 끊어내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다”고 덧붙였다.
 
이탄희 민주당 의원도 12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받은 관련 질문에 “(오 의원 같이)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의원 한 명이 또 떠나는구나 생각이 들었다. 오 의원이 계속 했으면 좋겠다”면서 “애민(愛民) 정신을 가지고 평범한 시민들의 생활 감각을 갖고 있는 정치인들이 못 버티고 계속 떠나는 이 상황에 대한 아쉬움이 너무 크다”고 전했다.
 
진행자가 ‘오 의원 같은 근본적인 고민과 내적 갈등을 하는 분들이 더 있느냐’고 묻자 이 의원은 “저는 많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다 보면 행동이 결국 생각을 지배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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