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환 충북지사가 지난달 30일 밤 충주의 한 주점에서 건배사를 하고 있다. 사진=박진희 의원실
▲ 김영환 충북지사가 지난달 30일 밤 충주의 한 주점에서 건배사를 하고 있다. 사진=박진희 의원실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지난달 30일 제천 봉황산 산불 당시 김영환 충북지사(더불어민주당)가 모임에 참석해 술을 마셨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이날 자리에서 노래를 부르는 등 ‘음주가무’를 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다만 김 지사는 이를 ‘밤늦은 도정활동’이었다며 거짓 의혹 제기에 법적 대응 입장을 밝혔다.

지난 12일 박진희 충북도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은 충북도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지시가 지난달 30일 밤 충주의 한 주점에서 청년 등과 소주·맥주를 섞은 ‘폭탄주’ 20여 잔을 마시고 노래까지 불렀다는 2명 이상 동석자의 제보를 받았다”며 “그 시간 소방대원 등 200여 명은 생명을 걸고 제천 산불 화재를 진압 중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이날 김 지사가 얼굴빛이 상기된 상태로 술잔을 들고 있는 사진 10여 장도 추가적으로 공개했다.
▲ 상기된 얼굴의 김영환 충북지사. 사진=박진희 의원실
▲ 상기된 얼굴의 김영환 충북지사. 사진=박진희 의원실
박 의원은 “김 지사가 음주 자체를 부인하더니 이젠 술판은 아니라고 말을 바꿨다”면서 “술을 마시고 노래까지 부른 게 술판이 아니면 뭐가 술판인가. ‘산불 와중에 술판을 벌였다면 도지사 자격이 없다’고 한 김 지사 본인의 발언에 책임을 지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영환 지사는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산불 상황에서 지사가 술판을 벌이겠느냐. 저는 시시각각 비서를 통해 (산불 상황) 보고받고 있었다”며 “일부 언론과 야당이 주장하는 대로 산불이 났는데 본분을 망각하고 술판을 벌였다면 지사로서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저는 그런 일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어 김 지사는 “제 명예를 위해 부득이 사법적 판단을 구해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며 “곧 법률가들의 조언을 들어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하지만 이날 박 의원 기자회견 뒤 당시 주점 주인, 행사 참석자 등은 ‘폭탄주 20여잔’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관계자는 “당시 주점 안에선 청년 간담회, 충주 시민단체 현안 건의 등 두 가지 행사가 동시에 있었다”면서 “이에 김 지사가 자리를 옮겨 가며 술잔을 부딪치고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노래를 부르기는 했지만 술을 마시는 장면은 보지 못했지만, 폭탄주 20여 잔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날 오후 윤홍창 충북도 대변인도 입장문을 내고 “당시 여러 차례 건배가 있었고 김 지사가 열기에 부응하기 위해 한두 잔 마셨다. 박 의원의 ‘폭탄주 20여 잔’ 주장은 사실을 호도한 거짓 선동”이라며 “당시 화재가 85% 진화됐더라도 진화 작업이 한창이었는데, 술을 마시고 노래를 사양하지 않은 사려 깊지 않은 행동을 도민께 사과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30일 오후 1시6분께 제천시 봉양읍 봉황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임야 21㏊(헥타르)를 태우고 다음 날 오전 9시30분께 진화됐다. 

산불 현장과 김 지사가 참석한 충주 주점과 40㎞ 남짓 떨어져 있었으며, 김 지사 측은 “현장 지휘체계를 어지럽혀 진압 작전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현장에 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시 김 지사가 인근 충주시에서 열린 지역 민간단체 초청 간담회 자리에 참석해 단체 관계자 등과 술자리를 하는 사진이 페이스북에 올라오며 논란이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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