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행안위서 ‘돈 봉투 의혹’ 이성만 저격
3월에도 삿대질·난폭 발언, 적절성 논란

▲ 지난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동료 의원에 대한 장제원 위원장의 발언에 사과를 요구하며 불참한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들이 박찬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지난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동료 의원에 대한 장제원 위원장의 발언에 사과를 요구하며 불참한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들이 박찬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이태훈 기자 |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행안위 전체회의에서 야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였다. 장 의원은 지난 3월에도 반말 섞인 폭언으로 회의를 파행시킨 바 있는데, 이는 행안위원장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행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장 의원은 전날 행안위에서 ‘북한 해킹 의혹’과 관련해 박찬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에게 “자체적으로 보완 점검을 강화해 나가고, 외부로부터 보안 점검을 받을 생각은 없단 말인가. 현안질의에 왔으면 대안을 갖고 왔을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박 사무총장의 답변이 성에 차지 않은 것이다.
 
이에 야당 의원들이 “위원장이 사회를 보셔야지 뭐 하는 것이냐”고 항의했다. 그러자 장 의원은 무소속 이성만 의원을 겨냥해 “아직까지 소리 지를 힘이 남으셨네요. 아직까지 손가락질하고 그럴 힘이 남으셨네요. (상임위 자리를) 왼쪽으로 옮긴 거 부끄러운 줄 알라”고 했다. 최근 불거진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이 의원이 상임위 자리를 옮긴 것을 비꼰 것이다.
 
이에 행안위 민주당 간사인 김교흥 의원은 장 의원에게 “(이 의원을 향해) ‘아직 정신 못 차리지 않았느냐’라고 하는 뉘앙스의 표현을 쓴 것은 동료 의원으로서 사과하라”고 했다. 장 의원은 이에 응하지 않고 오전 회의를 정회했다.
 
민주당은 장 의원의 사과를 요구하며 오후 4시경 속개된 행안위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민주당 소속 행안위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오후 2시 30분까지 장 위원장이 사과 표명의 뜻을 밝히지 않는다면 민주당 행안위원 일동은 공직자윤리법 처리를 제외한 모든 행안위 일정에 보이콧을 할 것”이라고 했다.
▲ 장제원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이 지난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법안을 의결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 장제원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이 지난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법안을 의결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편, 장 의원의 행안위 문제행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불과 두 달여 전인 3월 22일 행안위 회의에서도 일정이 있어 자리를 이석하는 박찬진 선관위 사무총장에게 ‘위원장 허락 없이 이석한다’는 이유로 난폭한 말을 쏟아냈다. 
 
당시 장 의원은 “국회의원 12년 하면서 위원장 허락 없이 이석하는 피감기관장은 처음 본다”면서 “국회를 무엇으로 보는 거냐”며 주먹으로 책상을 내리치고, 삿대질을 하기도 했다.
 
국회법에선 상임위원장의 역할을 “위원회를 대표하고 의사를 정리하며, 질서를 유지하고 사무를 감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상임위원장의 역할이 이보다 훨씬 크게 인정받는 국회 관례를 감안하더라도, 장 의원의 이같은 모습은 회의를 원활하게 이끌어야 할 상임위원장으로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구나 장 의원은 아직까지 어제 일에 대한 사과 표명을 하고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측 행안위 간사인 김교흥 의원은 <투데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장 의원이) 본인이 원하는 답을 얻으려고 유도를 계속 했다”며 “의원들 질의 때마다 그런 식으로 하면 되겠느냐”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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