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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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제각기 다른 방법으로 참회하고 추억했다.
17일 오전 문 전 대통령은 ‘제42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광주를 찾아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5·18 민주항쟁에 크게 빚을 졌다”며 참배했다.
퇴임 이후 처음으로 5·18 묘지를 참배한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김정숙 여사와 함께 국림 5·18 민주묘지를 찾았다. 이날 참배에 앞서 방명록에 ‘5·18 민주정신이 언제나 우리 곁에 있습니다’라고 적기도 했다.
특히 그는 참배 후 고등학생 시민군으로 활동하다 숨진 고(故) 문재학 열사의 묘소 앞에서 묵념한 뒤 무릎을 굽혀 묘비를 어루만지는 등 자신만의 방법으로 지난날의 역사를 추모했다.
당시 고등학교 1학년이던 고 문재학씨(1964~1980)는 5월21일 시위에 나서 마지막까지 계엄군에게서 전남도청을 지키려다 포탄 세례에 산화했다.
이날 문 전 대통령은 5·18 정신 헌법전문 수록에 대해서 자신이 이루고자 개정안을 제출했으나 국회에서 제대로 심의되지 않아 안타깝다며 회고했다.
그는 “5·18 정신 헌법 수록을 위해 정치인들이 노력을 계속 해야한다”며 “재임 중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는 개정안을 제출했는데 국회에서 제대로 심의가 되지 않아 국민투표까지 가지 못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고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씨도 추모제에 참석해 지난 2021년 사망한 자신의 할아버지를 대신해 눈물로써 연신 사죄의 뜻을 밝혔다.
원순석 5·18기념재단 이사장은 추모식을 통해 “전두환 손자 전우원씨가 광주를 방문해 오월 유족 앞에 눈물로 사죄를 표했다”면서 “당사자의 사죄는 아니지만 광주는 그의 어깨를 쓰다듬어줬다”고 밝혔다.
다만 이날 참회의 눈물을 보인 것은 전 씨만이 아니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도 참석해 그날의 아픔을 추억하며 눈물을 보였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지난 전당대회 과정에서 있었던 역사에 대한 부정확한 인식을 바탕으로 한 상처를 주는 행위는 반복돼서는 안 된다”며 “지난 몇 년간 김종인·이준석 지도부에서 전라도 지역에서 많은 분의 아픔이 남아 있는 것들 대해서 겸허한 자세로 접근해왔다”고 전했다.
이어 “그동안의 노력이 일부 몰지각한, 지역감정에 호소하고 역사적 논란을 일으켜 이득을 보려는 몇명의 당 구성원 때문에 흔들리는 것이 마음 아프다”면서 “상처받았을 호남 지역민들께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기 위해 왔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전우원씨와 이 전 대표는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펼쳐진 시민난장에도 같이 참석해 주먹밥 나눔행사에 도움을 주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주먹밥은 1980년 5월 광주의 전통시장인 양동시장 상인과 동네 부녀자들이 만들어 시민군에게 나눠준 음식으로, 5·18 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음식이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