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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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피의자로 지목된 대상은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로, 이재명 당 대표와 처럼회 등 강성파를 지지하는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들이 자신들의 기조와 반(反)하는 의원들을 ‘수박’이라고 칭하며 서슴없는 공격을 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계파 간 갈등이 확산되고 있어 이 대표가 조속히 개딸들에게서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목소리마저 제기된다.
22일 <투데이코리아>의 취재를 종합하면, ‘개딸’들의 공격으로 인해 민주당 내에서도 소신 발언을 하면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 차라리 동조하는 것이 낫다는 분위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일 양이원영 의원은 최근 ‘거액의 코인 보유 및 투자’로 물의를 빚은 김남국 의원에 대해 “도덕이라는 기준이 시대 상황에 따라 많이 다르다”며 “마녀사냥 하듯 여론재판이 이뤄졌다”고 감쌌다.
아울러 박지원 전 국정원장도 김 의원을 두고 “태풍은 강하지만 길지 않다”며 “소나기는 피하고 봐야 한다”고 민심을 소나기로 비교한 듯한 취지의 발언으로 뭇매를 맞았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개딸’이란 방패에 힘입어 친명(친이재명)계가 당을 장악하고 있다는 비난마저 쏟아지고 있다.
박지현 민주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강성 지지층과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움직이는 ‘처럼회’, 그리고 그들과 결탁한 유튜버들이 민주당의 민주주의를 망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개딸들의 집중 공격을 받고 있는 이상민·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 등은 이 같은 사태에 이재명 대표가 이들과 거리를 둬야 쇄신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조응천 의원은 “이재명 대표 체제가 되고 난 이후에 우리 당내 민주주의가 굉장히 약화했다”며 “이견을 이야기하면 ‘수박’이라고 그러고 짓누르려고 하고 극성 유튜버, 무당 유튜버들이 그걸 과장하거나 극대화한 영상을 송출하고 그러면 그걸 받아서 강성 지지층들이 공격한다”고 지적했다.
이원욱 의원은 21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개딸’에게 받은 문자 메시지를 공개해 이재명 대표의 즉각적인 ‘개딸’과의 거리두기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날 페이스북에 공개한 메시지에 따르면, ‘개딸’로 추정되는 A씨는 “더불어 열린개혁민주당(수박파괴당, 미꾸라지 사냥 메기당, 윤석열 탄핵당)을 창당하세요”라며 “비례의원을 열린 공천으로 선발하고 호남, 영남 모든 지역구와 수박 의원 X끼 공천 지역구, 국힘당 쓰레기 의원 지역구에 열린 공천으로 출마시키면 최소 20석에서 50석은 가능하다”고 적었다.
이어 “김어준, 양정철 등 몰빵론자들도 한번 더 민주 시민을 속이면 매장 당할 것”이라며 “민주당 수박 의원 X끼들과는 100% 국민경선으로, 단일화를 조건부로 출마시키세요. 이것이 나라와 민주당을 돕는 길”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그러면서 “200석 줘도 수박들이 다수이면 그런 민주당은 국힘당만도 못 하다”며 “민주시민들 홧병 나 죽일, 수박들은 이번에 완전 박멸시켜야 한다. 수박들이 당선될 바엔 차라리 국힘당에게 의원직 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수박 한 명이 끼치는 피해는 10~100석을 망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이재명 대표님, 이걸 보시고도 강성 팬덤들과 단절하고 싶은 생각이 없으신지 묻고 싶다”고 분노했다.
이날 김종민 의원도 이번 당내 사태가 ‘정치폭력’이라고 규정하면서 “지도부가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은 폭력과 분명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며 “폭력으로 당의 언로를 막는 행위는 당을 망치고 민주주의를 무너뜨린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 12일 민주당 청년 정치인들과 시·도 대학생 위원장들이 당의 쇄신을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단 이유만으로 도 넘는 적대와 공격을 받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들의 기자회견이) 돈봉투 의혹과 코인 의혹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게 대응해야 한다는 지극히 상식적이고 충정어린 주장이었다”면서도 “기자회견 직후부터 지금까지 사실과 다른 음해와 가짜뉴스,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 좌표 찍기, 색깔론, 협박, 고발 등으로 이들을 공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지도부 측이 선제적으로 나서 현 사태에 대해 해결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민주당 지도부가 책임 있게 나서야 한다. 대학생위원회를 향하고 있는 정치폭력에 대해 실상을 조사하고 이를 막아야 한다”며 “이런 정치폭력은 민주당이 지켜온 가치, 민주당이 걸어온 역사 그 어느 것과도 인연이 없다. 해당 행위일 뿐이며 민주당을 분열시키는 내부총질”이라고 적어 강성 지지층과의 연결고리를 빠른 시일 안에 끊어야 할 것을 재차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은 당 쇄신의 일환으로 혁신기구 구성에 착수했다.
당을 둘러싼 연쇄 논란으로 인해 떨어진 신뢰도를 복구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다만 당 내부에서가 아닌 외부 인사 영입으로 혁신위원회를 꾸리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4일 장장 6시간에 걸친 ‘쇄신 의총’에서 “전당대회 투명성과 민주성을 강화하는 정치혁신 방안을 준비하기 위해 당 차원 혁신기구를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른 후속 조처로 보이는 이번 기구 설립에서 계파 간 갈등 속 차라리 외부 인사 영입을 하는 것이 현재 불거진 계파색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