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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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옥 “노숙시위, 국민에 큰 충격···2023년 서울이라고 상상 못해”
한동훈 “국민, 대선서 불법 막는 정부 선택···선택 옳았음 보여드려야”
국민의힘과 정부는 24일 오전 국회에서 ‘공공질서 확립과 국민 권익 보호를 위한 당정협의회’를 열고 불법 집회를 근절하고 심야 집회·시위 금지를 위한 법 개정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민노총(민주노총) 건설노조가 서울 한복판에서 벌인 노숙 시위는 국민에 큰 충격을 줬다. 공공장소 무단 점거, 음주·흡연·쓰레기 투기에 노상 방뇨까지 벌어졌다”며 “2023년 서울이라곤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불법 시위”라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헌법재판소가 2009년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이후 옥외집회·시위를 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긴 집시법 10조에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린 것을 언급하며 “14년간 더불어민주당의 비협조로 입법적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회의 기본적 책무를 유기한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철규 사무총장은 “민노총은 경찰이 오후 5시 이후 집회를 허용하지 않았는데도 노숙 집회를 이어갔다. 경찰은 이를 제지하지도 못한 채 지켜봐야만 했다”며 “공권력이 이렇게 처참히 붕괴된 것은 문재인 정부의 친(親) 시위대 정책이 빚은 참사”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이제 비정상의 공권력을 정상으로 돌려놔야 할 때”라며 “국민의힘은 불법이 난무하고 정당한 공무집행에 대해 부당한 침해가 일어나는 것을 수수방관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2023년 대한민국에서 합법적으로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집회·시위의 자유는 충분히 보장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우리 정부는 그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합법적인 한에서는 최대한 보장하고, 오히려 권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합법이 아닌 불법 집회는 시민의 일상과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라며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국민들은 불법 집회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방치하는 정부와 불법을 단호히 막고 책임을 묻는 정부 중 후자를 선택했다. 저는 이 상황에 대한 대처로써 국민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23일 국무회의에서 민주노총 건설노조의 1박 2일 노숙 시위에 대해 “국민의 자유와 기본권을 침해하고 공공질서를 무너뜨린 행태”라며 “국민이 용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맹비판했다. 집시법 개정에 윤 대통령의 의중이 실렸음을 짐작케하는 부분이다.
다만, 당정의 바람대로 집시법 개정 추진이 순탄히 처리될 수 있을진 요원하다. 법 개정을 위해선 절대 다수당인 민주당을 반드시 설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막상 논의에 들어서도 ‘세부 시간대’ 등 법안 해석에 이견이 있을 수 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009년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이후에는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할 수 없다’고 포괄적으로 규정한 집시법 제10조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으나, 2014년에는 새벽 시간대 시위 금지가 합헌이라고 판결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2020년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집회·시위를 제한하는 법안을 발의했는데, 아직까지 상임위(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되어 있는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