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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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반년간의 기자 생활. 처음엔 어색하기만 했던 자기소개를 이제는 제법 자연스럽게 할 수 있게 됐다.
기자 한 명을 키우는데 최소 2~3년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가정했을 때, 반년이라는 기간은 이제 막 첫발을 뗀 단계처럼 느껴진다. 아직 기자로서 경험도 적을뿐더러 배운 것보다 배워야 할 것들이 훨씬 더 많은 탓이다.
기자로서 보낸 짧은 시간은 인생의 몇 페이지 정도로 기억되겠지만, 그 안에 자리 잡은 경험과 실패로 일궈낸 성장은 기필코 현재의 동력이 되고 미래의 발판이 되리라 믿는다.
투데이코리아에서 일하면서 가장 간절했던 것은 ‘한 명의 기자’로서 제 몫을 제대로 해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초년생에게 기자 생활은 고달픈 과제 같다. 첫 말머리를 적어야 그 뒤를 이어갈 수 있는데 도통 시작할 수가 없다.
결국 서두를 뗄 수 있었던 이유는 배울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경험이 제공된 것과 전폭적인 응원과 지지를 보내주는 선배 기자들을 만난 덕이다.
기자라는 직업은 사람들에게 정확한 사실을 전달하는 과정을 통해 그들의 알 권리를 충족해 준다. 이를 위해 팩트체크 및 크로스체크 과정을 거치고, 끝없는 기다림과 계속되는 취재, 몇 번의 수정, 편집 등 자신의 땀과 노력을 쏟아내야 한다.
그 안에서 양측의 반론권을 보장해 더욱 균형 있게 해당 사안을 바라봐야 한다.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억압하고 객관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렇기에 가끔은 차갑고 냉정하다는 평가가 따르기도 한다.
하지만 과연 진짜 그럴까. 기자는 무수한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게 누구든 한 사람 개인으로 바라볼 수 있다. 많은 사람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들을 대신해 목소리를 내주기 위해 고민한다.
기자는 그만큼 넓은 세상을 볼 수 있다. 그렇기에 나는 그들이 그 누구보다 사람 냄새가 나는 직업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일을 잘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좋은 직장 동료를 얻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천운이 따라야 만날 수 있다는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을 보며 배웠고, 함께 성장했고, 또 일궈냈다. 출발선이 전혀 다른데도 함께 성장할 수 있어 감사했다.
올해 금융권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무릇 금융권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경제 전반적으로 흐름이 달라졌다. MZ세대라는 새로운 소비계층이 등장했고, 업계는 그에 맞는 변신에 돌입했다. 절대 변하지 않을 거라고 여겨지던 전통적인 것들이 센세이셔널한 변화를 일으켰을 때의 신선한 충격은 여전히 생생하다.
특히 코로나19 엔데믹 전환으로 일상 회복이 가속화되며, 금융권에 불어온 협업의 바람은 마치 흥행 치트키처럼 작용해 장르를 넘나들며 많은 이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각 브랜드의 컨셉과 스토리에 기반해 브랜드의 가치를 알리고 고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팝업스토어의 향연은 감히 올해 최고의 트렌드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그리고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이를 생생하게 담아내는 기자만큼은 변하지 않고 자리를 지키고 있다. 언제나 변함 없이 국민들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해 애써주는 모든 언론인들의 모든 노고에 진심으로 박수를 보내고 싶다.
손바닥 뒤집듯 트렌드가 바뀌고 있지만, 과거의 추억으로 남게 될 것들에 아쉬워할 시간이 없다.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머무는 것이고,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돌고 도는 것이기 때문이다.
짧았던 기자 생활과 그 안에 남은 소중한 기억과 경험들을 뒤로하는 것이 섭섭하게 느껴지지만, 무궁무진한 앞날 중 다시 꺼내 볼 수 있는 순간이 오길 바란다.
또 나의 여행을 잠시 여기서 멈추지만, 앞으로도 진실하고 공정한 보도를 이어나갈 투데이코리아를 비롯한 모든 기자들의 발걸음을 응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