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시온 기자
▲ 김시온 기자
기독교복음선교회(이하 JMS)의 교주 정명석과 양승남 전 대표가 검찰로 송치됐다. 

이들은 정명석의 고향이자 JMS의 본거지인 월명동 수련원에서 나오는 약수를 ‘월명수’라고 부르고, ‘각종 병을 낫게 하는 신비한 물’이라고 주장하며 신도들에게 판매했다. 

이렇게 판매된 물로 인한 수익금은 수십 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JMS가 지난 2019년 출간한 ‘기적의 약수, 월명수’ 잡지에 따르면 2019년 2월에 시작된 월명수 택배 배송은 2019년 12월 28일까지 총 8만 6979통이 팔렸고, 이후로도 4년간 지속됐다는 점에서 복수의 관계자들은 이같이 관측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지난해 6월 23일 <‘불치병 치료 가능’ JMS 월명수, 2L당 1만원에 판매···근데 마실 수 있는 물 ‘맞아?’>를 보도했고, 충남도청 물관리정책과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충남도청은 해당 사안을 지난해 7월 20일 금천경찰서에 넘기고 조사를 요청했다. 

조사 결과 정명석과 양승남은 ‘월명수 부정 판매’ 등의 혐의를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그들은 먹는 물관리법 제4장 영업 제19조(판매 등의 금지) 1항을 위반한 혐의로 지난 11일 대전지방검찰청에 넘겨졌다. 

그런데 이번 송치는 몇 가지 주목할 점이 있다. 

먼저 양승남 전 대표가 포함됐다는 점이다. 그는 지난해 3월 24일에 있었던 검‧경찰의 합동 압수수색 당시, JMS의 대표임에도 불구하고 변호사라는 이유 등으로 압수수색 대상에서 제외됐다. 또 정명석과 관련된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법적인 책임을 상당 부분 피해 갔다. 

그리고 교주 정명석이 성적인 비리가 아닌 다른 범죄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는 점도 이례적이다. 지금까지 정명석은 성 관련된 문제로 법의 심판을 받았고, 언론과 방송 역시 대부분 정명석의 성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뤘다.

지난해 공개된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을 시작으로 MBC의 ‘PD수첩’ 등 많은 방송 프로그램들은 정명석이나 이를 도운 JMS 2인자 정조은 등의 성 문제를 집중 조명했다. 일부 방송에서 정조은의 금전적인 문제를 조금 언급했지만,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정명석의 성 문제에 따른 피해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성 착취 위주로만 조명돼왔다면, 이제는 다른 부수적인 문제와 조력자들의 비리 등에도 관심을 가져볼 때이다. 성 피해자가 전체 신도의 100분의 1이라면, 금전 착취, 노동력 착취, 세뇌 등으로 피해당한 이들은 전체의 9할을 넘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최소 수천 명에 달하는 신도는 JMS에 헌금을 내고 있고, 이렇게 모인 돈은 교주를 비롯한 핵심 관계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적 대응비나 피해자와의 합의금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전적인 문제만이 아니다. JMS의 성지로 여겨지는 ‘월명동 자연성전’은 건축 과정에서 수많은 신도의 노동력이 녹아들었다.

특히 자연성전 건축 과정에서 전문가나 보호장비도 없이 수십 톤에 달하는 큰 돌들을 일반 신도들이 다뤄야 했고, 이로 인해 돌에 깔려 다치는 사고도 발생했다. 문제는 건축 이후에도 JMS는 ‘성전봉사’ 명목으로 주말마다 전국의 신도를 차출해 성전 주변 풀 뽑기와 정원 관리 등의 업무를 시키며 노동력을 착취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 같은 문제들은 정명석과 정조은이 수감 된 지금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현재 진행형’이다.

최근에는 정명석의 친형제들이 모습을 드러내며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연성전’ 건축 당시 공사를 총괄한 것으로 알려진 그의 친동생 중 한 명은 최근 강단에 올라서며 신도들에게 얼굴을 비췄고, 또 다른 한 명은 현재 교단 대표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정명석의 형제 중에는 정명석과 같이 성 문제를 일으키거나 교인들로부터 마련된 돈으로 개인의 재산을 불린 이들도 있다. 

지난해 3월 22일 정조은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정명석의 친동생 정범석에 관해 “성매매 정보나 그 다음에 세종시에 있는 토지, 대전에 소유한 집에 대한 정보가 있다”라며 “여자들을 건드린 정황이 있는데, 저는 그것을 인사부에서 처리한 것을 알고 있다. 기독교복음선교회 섭리 내부에서도 여자분들을 그렇게 꽤 건드렸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러한 흐름에 JMS 내부는 최근 탈퇴를 고민하는 이들과 내부에서 개혁과 쇄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들로 혼란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교단 핵심 관계자는 이를 두고 “상식적인 단체라면 내부에서 횡령이나 비리 등이 드러나면 이를 바로잡고 자정 작용을 위해 힘쓰기 마련인데, 현재 JMS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모습”이라고 꼬집고 있다.

또 “자정 작용을 위해 나서는 이는 신앙에 문제가 있는 ‘가라지’로 몰아서 내치기 바쁘다”며 “전체의 9할에 해당하는 일반 신도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세뇌에 빠져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결국 자정작용이 안되는 상황 속에서 JMS가 진정 선한 역사라고 믿고 따르는 9할에 해당하는 일반 신도들에게 현재의 선택이 올바른 선택인지 되묻고 싶다. 

특히 언론을 비롯해 많은 이들이 이단·사이비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닌 피해자가 사회로 복귀하기 위한 보금자리가 필요하다. 우리 사회도 이에 맞춰 잘 준비하고 있는지 되돌아 봐야될 시점이다.

또 성 문제가 아닌 정명석과 JMS의 월명수 판매나 부동산 등 새로운 범죄혐의들이 속속히 알려지면서, 검찰과 경찰의 성역 없는 철저한 수사도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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