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순직 논설주간
▲ 권순직 논설주간
동네 이발소에서 머리를 깎는다. 이발소 사장님은 내 머리를 다듬는 내내 이웃 부동산 사장님들 걱정이다.
 
A부동산 사장은 반년째 한 건도 일을 성사시키지 못했다. B부동산 사장은 1년 만에 최근 5천만원 짜리 전세 계약 겨우 한 건 체결했다. C복덕방은 부인이 식당 홀 서빙 알바로 생계를 꾸린다.
 
이발소 사장님은 “나는 불황이어도 밥은 먹고 산다. 머리 깎아주는 요금이 싸고, 긴 머리 그냥 둘 수 없어 손님이 줄긴 하나 밥 먹고 산다. 그런데 이웃 부동산 친구들은 어떻게 사나...” 걱정이 태산이다. 내 일만 같아 안타깝다.
 
어린이날 즈음(6일) 부산의 한 파출소에 50대 부부가 종이 박스 하나를 놓고 사라졌다. 박스엔 옷 과자 라면, 그리고 천원짜리 지폐 30장과 편지 한 장이 들어있었다.
 
세 아이의 아빠고, 첫째는 장애 3급인 수급자 가정이라는 이들의 편지. ‘폐지 팔아 조금씩 모은 돈으로 얼마 안 되지만 옷이랑 과자 현금입니다. 적은 금액이지만 받아주세요. 어려운 아이들이 피자라도 맛있게 사 먹었으면 합니다’
 
경찰은 이들 부부가 작년 10월에도 폐지 팔아 모은 45000원을 두고 간 사람임을 폐쇄회로를 통해 확인했다. 이곳 경찰 아저씨는 “천사가 어디 따로 있나요, 이들이 천사지. 그래서 살 맛나는 세상이죠”라고 웃는다.

가수 아이유는 어린이날인 5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1억원을 기부했다. 그의 누적 기부금이 5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여의도로 가보자. 특검이네, 고소 고발이네 하며 정쟁(政爭)으로 허구 헌날이다. 이제 국회가 끝나가니 호화 외유로 국민 눈살을 구긴다.
 
윤석열 이재명 국회의원님들은 얼마씩이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자선하는지 궁금하다. 오른 손이 하는 일 왼 손이 모르게 하는 줄은 모르겠다.
 
산적한 민생은 나몰라라
 
김밥 값이 크게 올라 한숨이다 .설렁탕 냉면 한그릇 15000원이다. 월급봉투 얇아지는 소리가 천지를 진동한다.
 
총선 때 시장 가서 떡볶이 사먹고, 대파 흔들며 난리 치던 정치인들 선거 끝나고 시장 들러 서민 고통 들었다는 얘기 못들었다.
 
교통사고로 얼굴을 크게 다쳐 응급실 갔으나 의사 없어 치료 못받고, 사나흘이나 지나서야 겨우 겨우 아는 의사 소개받아 수술받았다. 그런 고통 현장 찾아 나서서 해결책 찾는 것이 국회의원들 해야할 일 아니던가.
 
한국 장래가 큰일이라고 외국인들이 걱정 해주는 인구 문제, 인력난에 여의도가 발 벋고 나서야 할 일 아닌가.
 
항공기 비즈니스석 타고 스위스 오스트리아 우즈베키스칸 미국 캐나다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세계 방방곡곡 호화 외유(출장 명목) 떠난다는 국회의원들...여기에 이르면 할 말을 잃는다.
 
의원들의 해외여행 예산(의회외교)은 2016년 98억원에서 올해는 203억원으로 불어났다.
 
21대 국회가 시작된 2020년 5월부터 4년간 발의된 법안은 모두 2만5830건. 이중 36.6%인 9454건만 처리됐고 나머지 1만6376건은 미처리 상태다. 미처리 법안엔 민생과 국가 경제에 중요한 것들이 수두룩하다.
 
이같은 국회의원들의 행태는 직무태만, 아니 직무유기다. 민간기업 같으면 감봉 견책 감이다. 그런데도 큰소리 뻥뻥 치며 월급 보너스 다 받아 가고, 임기가 낼 모래인데 국가 돈으로 호화 해외여행이라니 이런 나라가 있나 싶다.
 
툭 하면 특검, 입법독주에 거부권
 
이미 특검은 정치권의 정쟁 무기로 변한 지 오래다. 검찰도 못믿겠고, 법원 판결에도 불만이다.

야당의 김건희 특검 요구에 여당 관계자는 김혜경 김정숙 까지 합해 ‘3김(金) 여사 특검’하자고 나서는 판이다.
 
특검이 희화화한 형국이고, 나아가 형사 사법 시스템을 무시하는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발소 주인, 폐지 줍는 부부 닮아라
 
시장에도 다시 찾아가 서민 물가를 챙기라, 부동산 사장님들은 어떻게 살아가는지도 살펴라. 병원 응급실에도 들러 환자들의 급박한 사정을 들어라.
 
선거 끝났다고 자리 싸움, 정권 싸움에만 목매달지 말고 제발 서민 삶에 다가가라.
 
이웃 부동산 사장 걱정에 애가 타는 이발소 주인, 폐지 주워 기부하는 부부, 어려운 이웃 어린이 도우라고 거액 기부하는 어린 가수의 반의 반만 따라가는 국회의원 계시면 업어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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