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한국거래소(KRX)의 통계에 따르면, 이달 13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은 1조3150억원을 순매수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올해 부터 이달 초까지 약 20조5000억원 가량의 누적 순매수를 기록하며, 환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상황에서도 이례적인 매수세가 이어졌다.
이를 두고 증권가에서는 국내 수출 개선흐름과 함께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진 결과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반도체와 밸류업 관련 종목이 동반 상승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으며, 코스닥은 금리 우려가 불식되며 반도체 업종이 강세를 보였다”며 “다음 주 발표되는 엔비디아 실적이 예상치에 부합하고, 목표가가 상향 조정되면 반도체 업종과 코스피 지수의 추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도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지난 2월 ‘1차 밸류업 지원 방안’ 발표 이후 자기주식취득결정 또는 자기주식취득신탁계약체결결정을 공시한 상장사는 110곳에 달하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6%나 증가한 수치다.
특히, 현금보유여력이 충분하면서도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있는 금융지주사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이 이뤄지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3000억원을 투자해 자사주 매입을 시작했으며 우리금융지주와 NH투자증권도 각각 1366억원, 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동참하고 있다.
이 외에 LG유플러스는 지난 9일 컨퍼런스콜을 통해 밸류업 프로그램 공식 세미나에 참여하는 등 정책에 대해 면밀하게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으며, 셀트리온, 크래프톤, 엔씨소프트, 한미반도체 등도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본격적인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을 앞두고 일부 기업들과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시큰둥한 반응도 나오고 있다. 세제지원 혜택의 실효성과 프로그램 참여에 대한 유인책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부 기업들 입장에서는 상속세 완화, 법인세 감면 등의 정책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아 사실상 프로그램에 동참할 유인책이 없다는 아쉬운 상황”이라며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더 많은 기업들을 동참할 수 있도록 유인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증권업계에서는 이날 금융투자협회가 개최한 ‘자본시장 밸류업을 위한 국내·외국계 증권사 임원 간담회’를 통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동시에 밸류업 활성화를 위해 적극 참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학윤 신영증권 전무는 “밸류업은 한국증시의 투자관행과 문화를 바꾸는 일”이라며 “정부와 기업 관계에서 출발한 밸류업 방향은 결국 기업과 주주의 관계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강혁 미래에셋증권 부문 대표는 “미래에셋증권은 상반기 내에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한 계획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