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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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방위군(IDF) 측이 가자지구 내 일부 구역에서 매일 낮 시간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군사 활동 중단을 예고했는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직접 이를 거부하면서다.
16일(현지시간) IDF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추후 공지가 있기 전까지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전략적으로 군사 활동을 중단할 것”이라며 “인도주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군사 활동 중단 지역으로 알려진 곳은 남쪽 케렘 샬롬에서 나머지 가자 남부 일부 지역으로 이어지는 구간으로, IDF 측은 “유엔 및 국제기구와의 논의 끝에 가자 원조 반입량을 늘리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들은 해당 조치에 대해 “전쟁 시작 뒤로 IDF 등이 수행한 인도주의 원조 노력을 증진하는 것”이라며 “현장에서 인도주의적 지원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IDF의 발표 직후 이스라엘 정계 내에서는 극우파를 중심으로 거센 반발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같은 날 이스라엘 내각 관계자는 ABC뉴스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 같은 조치를 발표 전 브리핑받지 못했다며 군에 수용 불가(uncceptable) 방침을 전달했다고 전언했다.
그는 “조사 끝에 네타냐후 총리는 IDF가 정책 변화 없이 라파에서 전투를 계획대로 진행할 것(no change in policy)이라는 소식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정계 극우 인사인 이타마르 벤 그비르 국가안보장관도 자신의 SNS에 “인도주의 이행 목적의 전략적 휴전이라는 접근은 멍청이이자 망상적(foolish and delusional)”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우리의 많은 군인이 전장에서 쓰러져가고 있다”며 “이런 결정을 내린 이는 직을 유지해서는 안 된다(a fool who should not remain in his position)”고 거듭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이런 움직임은 내각에 상정되지 않았다”며 “내각의 결정과는 배치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우리에게 더 많은 죽음을 가져다주고 우리를 무너뜨리는 망상적이고 정신 나간 접근법에서 벗어나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현지 언론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은 벤 그비르 장관이 가자지구로의 모든 인도주의 원조 물품 반입에 반대한다고 전했다.
극우성향 베잘렐 스모트리히 이스라엘 재무장관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하마스에 계속 도달하는 인도적 지원이 하마스 집권을 연장하고 있다. 이는 전쟁의 성과를 물거품으로 쏟아낼 수도 있다”고 질타했다.
스모트리히 장관은 요아브 갈란드 이스라엘 국방장관과 헤르지 할레비 IDF 참모총장이 하마스 승리를 방치해 왔다면서 네타냐후 총리는 이들을 통제할 의사가 없거나 그럴 능력이 없다고 평가했다.
다만 다니엘 하가리 IDF 대변인은 “가자지구 남부에서는 전투가 중단되지 않고 있다. 라파에서도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며 “가자지구로 물자 유입에도 변화가 없다”고 공지했다.
이는, 이스라엘 연립 전시 내각의 상징적인 인물이었던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가 전시각료직을 사임한 후 불거진 일이라 더욱 의미가 크다는 시각도 나온다.
앞서 간츠 대표는 지난 9일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가 진정한 승리를 향해 나가는 것을 네타냐후 총리가 막고 있다”며 “이로 인해 무거운 마음을 갖고 비상 내각을 떠나게 됐다”고 전한 바 있다.
이어 “네타냐후 총리는 국익보다 자신의 정치적 생존에 더 집중하고 있다”며 “나라가 이대로 분열되도록 내버려둬선 안된다. 전쟁 발발 1주년이 되는 가을에 새 정부 구성을 위한 조기 총선 실시에 합의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현재 이스라엘 안팎에서는 전쟁 장기화에 따른 재정난 및 병역부담에 대한 반발로 즉각적인 휴전 및 네타냐후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크게 번지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미국에 체류 중인 네타냐후 총리 아들이 귀국해 참전하지 않고 계속 미국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네타냐후 정권에 대한 지지율은 지속적인 하락세 국면을 맞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