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봉 기자
news1@todaykorea.co.kr
기자페이지
지난 1일 ‘경감 강동호’ 블로그에는 ‘화성동탄경찰서 여청수사팀장 강동호 경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강 경감은 먼저 “이번 일로 인해 피해를 입은 20대 남성분을 비롯해 국민들께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저희 팀원들과 가족들이 이 일로 너무나 고통스러워하고 있고 극단적 선택을 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를 팀장으로서 더 이상 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고 전했다.
강 경감은 화성동탄경찰서에 사무실도 다르고 업무분장도 다른 여청수사팀과 여청강력팀이 있다며, 이번 사건은 여청강력팀에서 맡아 수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동탄 헬스장 화장실 사건’은 접수 당시 성명불상의 성범죄 사건이기 때문에 여청강력팀이 수사했다”며 “그러나 경찰서 조직도에서는 여청강력팀이 표기되지 않아서 사건과 관련 없는 여청수사팀과 팀원들이 각종 조롱글과 욕설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여청강력팀은 사이버 폭력을 당하면서 힘들어하는 동료들(여청수사팀) 뒤에 비겁하게 숨었다”며 “지난달 28일 화장실 사건으로 무고 피해를 입은 남성분에게 보낸 종결 통지가 ‘여청수사1팀’ 명의로 갔다는 이야기를 듣고 팀원 모두가 경악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지난해 여청수사팀이 전국 1위로 특진한 것과 관련해 강압수사가 있었는지 강도 높은 감찰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동탄은 신도시로 인구가 많아 다른 경찰서에 비해 접수되는 사건이 많다”며 “지난해 전국 1위 베스트수사팀은 경쟁팀의 실사 및 도경찰청, 본청 등 엄격한 심사를 통해 선정됐다”고 역설했다.
이어 “여청수사팀은 여청강력팀과 달리 성명불상의 성범죄 사건을 취급하지 않아 무리하게 범인을 특정하는 강압수사를 할 필요가 없다”며 “추후 민원과 수사과오가 생기면 점수 산정에 있어 마이너스가 돼 강압수사 방식으로는 절대 1위를 할 수 없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강압수사가 있었는지에 여부에 대한 강도 높은 감찰이 꼭 필요하다”며 “발견되면 팀장의 책임이므로 모든 징계와 비난을 받겠으니, 팀원을 상대로 한 사이버 테러행위는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일명 동탄 헬스장 화장실 사건은 지난달 23일 50대 여성 A씨의 신고로 시작됐다.
A씨는 화성시 아파트 헬스장 옆 관리사무소 건물에 위치한 여자 화장실에서 한 남성이 용변을 보는 자신의 모습을 훔쳐보고 성적 행위를 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20대 남성 B씨를 강제추행 혐의로 입건해 수사에 나섰다. B씨는 자신을 찾아온 경찰관에게 “여자화장실에 들어간 적이 없다”고 말했으나 경찰은 “CCTV 영상이 있다”며 강압적인 태도를 보였으며 추후 경찰서에 출석해야 한다고 알렸다.
이에 B씨는 ‘억울한 남자’라는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 수사 과정을 녹음한 파일을 올리면서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B씨가 올린 녹취에 따르면 경찰은 B씨에게 반말을 섞어가며 응대했고, “떳떳하면 그냥 가만히 있으면 된다”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이 전 국민의 관심을 받으면서 논란이 커지자, A씨는 지난달 27일 경찰서를 찾아 허위신고를 했다고 자백했다.
경찰은 현재 무고의 고의가 있다고 판단하고 A씨를 무고죄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