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D.C. 긴급상황실에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2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D.C. 긴급상황실에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월 예정된 미국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TV 토론에서 맞붙어 참패했다고 평가받는 가운데, 이에 대한 원인 중 하나로 해외 순방에 따른 피로 누적을 꼽았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당 안팎에서 불거진 ‘후보 교체론’은 쉽게 꺼지지 않고 있다.

2일(현지시간) 미 정치 전문 매체 더힐(The Hill)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워싱턴 DC 인근 버지니아주(州) 매클린에서 열린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TV 토론을 잘하지 못했다고 인정한 뒤 토론을 앞두고 외국을 잇달아 방문한 것이 “그다지 현명하지 못했다(I wasn’t very smart)”고 말했다.

그는 “나는 TV 토론을 바로 앞두고 두어 차례 세계를 다니는 결정을 했다”며 “나는 참모들의 말을 듣지 않았다. 그래서 (토론 때) 무대에서 거의 잠이 들 뻔했다(almost fell asleep on stage)”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해외 순방 언급은 “변명이 아니라 설명(not an excuse but an explanation)”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5일부터 9일까지 프랑스를 국빈 방문하고 귀국한 뒤 13~15일 이탈리아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이후 TV 토론을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은 워싱턴 DC 근교의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일주일간 토론 준비를 한 뒤 27일 토론장인 CNN 스튜디오가 위치한 조지아주 애틀랜타로 이동했다.

토론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활력을 찾아보기 힘든 쉰 목소리로 자주 말을 더듬었고 입을 벌리고 빤히 쳐다보는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하고자 하는 말을 마무리하지 못한 채 발언 기회를 넘기기도 했다. 이에 81세라는 고령에 따른 건강과 인지력 저하 논란이 커졌다.

‘후보 교체론’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토론 참패에 대해 지지자 등을 이해시킬 목적으로 해외 순방 언급을 한 것으로 보인다.

더힐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방에 꽉 들어찬 기부자들에게 (토론에서의) 성적에 대해 사과했다(sorry for the performance)”면서도 “다만 이번 선거에서의 승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거듭 강조했다”고 전했다.

한편, TV 토론 여파에 따라 당내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후보직 사퇴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같은 날 CNN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15선 하원의원인 로이드 도겟 의원(텍사스)은 이날 성명을 내고 36대 대통령인 린든 존슨 전 대통령의 사례를 거론하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접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간 민주당 내부에선 익명으로만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교체를 주장해왔는데, 연방 상·하원 의원 중에서는 처음으로 공개적인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포기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현역 의원들의 사퇴 촉구 동참 가능성이 주목된다.

CNN은 익명 보도를 전제로 대화한 민주당 전현직 의원 20여 명 중 많은 이가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해야 한다는 판단을 굳혔다고 보도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