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각) 노스캐롤라이나주 조도 롤리에서 처방약 등에 관한 연설을 마친 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포옹하고 있다. 2024.03.27. 사진=뉴시스
▲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각) 노스캐롤라이나주 조도 롤리에서 처방약 등에 관한 연설을 마친 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포옹하고 있다. 2024.03.27.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사퇴 압력이 당 안팎에서 거세지는 가운데, 후보 교체 카드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급부상하고 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거듭 사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하며 11월 대선 완주 의사를 표명했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Reuters)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민주당 의원들과 주지사들과의 회담에서 “2024년 대선을 완주할 것”이라며 이처럼 당내 사퇴 압력을 거부했다고 타전했다.

이는 지난주 열린 대선 첫 TV 토론 참패 이후 거세지고 있는 ‘후보 교체론’을 직접 겨냥한 발언으로, 일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현재 사퇴를 고민하고 있다는 가설이 제기된 바 있다.

실제로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측근들에게 “앞으로 며칠간 대중들을 설득하지 못하면 후보직을 유지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고 발언했다고 전했다.

앞선 TV 토론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비교해 현저히 부진한 모습을 보인 탓에 현지 시민사회에서뿐 아니라 민주당 내부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듭 제기되고 있는 형국이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Axios)는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서한의 초안이 의원들 사이에서 회람되고 있다”며 하원이 독립기념일(7월4일) 휴회를 끝내고 9일 열리면 바이든 대통령의 거취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한 민주당 관계자는 매체에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하고 후보 전환을 이끌어야 한다(help lead a transition of candidacy)”며 “코커스(caucus·의원단체)의 대부분이 이러한 감정(sentiment)을 공유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날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에서 하차할 경우, 해리스 부통령이 가장 적합한 대체 후보라는 입장을 주변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바이든 대통령의 오랜 친구인 짐 클라이번 하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도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할 경우,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교체 후보 1순위든, 2순위든 민주당 동료들은 그녀를 지지하기 위해 모든 일을 강구해야 한다”고 전언했다.

대선후보로도 나섰던 팀 라이언 민주당 상원의원(오하이오) 역시 바이든이 낙마할 경우 해리스 부통령이 후보가 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이를 두고 WP는 이들이 모두 ‘바이든이 사퇴할 경우’라는 단서를 달고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고 있지만, 이것은 민주당이 바이든 이후를 대비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해리스 부통령의 능력에 대한 우려를 털어낼 경우, 당의 유망주들이 후보 지명을 놓고 경쟁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정치적 혼란을 피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실제로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보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비등한 경쟁력을 보였다.

지난 2일 발표된 CNN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43%)은 트럼프 전 대통령(49%)에게 지지율에서 6%p(포인트)나 밀렸지만 해리스 부통령(45%)은 트럼프 전 대통령(47%)과 팽팽한 경쟁력을 보여줬다.

아울러 다른 정치인이 후보가 될 경우, 현행법상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이 러닝메이트로 뛴 선거 캠프에서 거둔 2억 달러(약 28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선거에 투입하기 어려워질 뿐 아니라 이들이 확보한 대의원들의 유효성을 둘러싼 법적·정치적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다만 해리스 부통령은 아직 구체적인 입장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2일 CBS뉴스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할 경우, 후보가 될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난 바이든의 러닝메이트인 것이 자랑스럽다”며 “우리 후보(nominee)는 바이든”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