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세계복음화전도협회(다락방) 내 성 비위 사실을 주장하는 목회자들과 피해자들이 수도권 인근 교회에서 성명 발표를 통해 공식 탈퇴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진민석 기자
▲ 16일 세계복음화전도협회(다락방) 내 성 비위 사실을 주장하는 목회자들과 피해자들이 수도권 인근 교회에서 성명 발표를 통해 공식 탈퇴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진민석 기자
투데이코리아=진민석·김시온 기자 | 세계복음화전도협회, 소위 ‘다락방’으로 불리는 단체에 소속됐던 목회자와 성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각종 비리를 이유로 교단에서 탈퇴하기로 발표했다.

특히 다락방 내 현존하는 성 비위와 재정 비리들을 열거하며 교단 측의 진정성 어린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16일 수도권 인근 교회에서 열린 ‘다락방 탈퇴 목회자 및 성피해자 공동 성명 발표’를 통해 이 같은 주장과 함께 다락방을 공식 탈퇴하겠다고 선언했다.

먼저 탈퇴 목회자들은 “오늘 우리는 지나온 모든 것을 회개해야 하는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지난 삼십여 년 동안 오직 그리스도, 오직 복음, 오직 전도를 위해 순수하게 참여했지만, 그 모든 것들이 잘못된 결론에 도달했음을 고백한다”고 밝혔다.

이들 목회자에 따르면, 다락방 내에서는 다수의 성 비위 사건과 재정 비리가 거듭됐으나 이들을 포함한 관계자들은 이를 적극적으로 확인하려 하지 않고, 전도 운동을 방해하려는 음해 세력의 모함이라 치부했다.

김모 목사는 이 자리에서 다락방 대표 류광수 목사를 두고 “그의 교리적 문제를 처음부터 세밀히 검토한 결과, 다락방 본부의 타락은 류 목사 개인의 타락행위와 일치했다”며 “결국 이 모든 것은 류 목사의 교리적 오류 때문인 것을 알고 탄식을 금치 못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갱신과 개혁을 요구한 저희들을 공개적인 자리에서 신천지로 몰아갔다”며 “지도부에서 신천지로 적시는 하지 않았어도 평신도들 입장에서는 신천지가 침투했구나라는 인식을 줄 수 있는 발언들을 해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교리 문제에서 비롯된 비윤리적 행위를 더 이상 묵인할 수 없으며, 이를 방관하는 것은 우리의 신앙과 양심에 반하는 일이라고 판단해 류 목사와 다락방 지도부에 조용히 시정을 부탁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류 목사와 지도부는 우리의 요청을 거부했을 뿐 아니라 변명과 회피, 협박과 고소로 대답해 우리는 다락방 개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이에 4가지 사항을 촉구하면서 다락방 탈퇴를 선언했다.

이들 목회자는 먼저 류 목사를 비롯한 지도자들을 향해 즉시 성 비위 및 재정 비리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이를 통해 연루된 관계자들을 엄중히 처벌해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고, 적절한 보상과 함께 모든 다락방 성도들에 사건의 진상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도 주문했다.

아울러 지금껏 개최된 다락방의 각종 전도 훈련 및 집회 비용을 투명하게 공개함과 동시에 그간 모금된 헌금과 그에 대한 사용처의 재정감사를 요구했다.

특히 다락방이 가르쳐 온 메시지들이 십자가 정통신학이 아닌 여러 오류를 가지고 있음을 공개적으로 시인하라고 지적했다.

이날 성명 발표에 함께한 성 비위 피해자들 또한 다락방 탈퇴를 발표하면서 진정성 있는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 성 피해자들은 “우리는 지난날 위력에 의한 성피해를 당하고도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며 “지금껏 우리의 고통과 아픔을 감추고, 조용히 떠나거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덮고 넘어갔으나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고 이번 성명 발표의 배경을 전했다.

이어 “수십 년 동안 은밀하게 자행되어 온 다락방 안에서 여러 교역자와 중직자의 위력과 간계로 저질러진 성 비위는 천인이 공노할 범죄로, 이루 말할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면서 “우리의 삶은 산산조각이 났고, 우리의 가정은 붕괴됐다. 우리의 자녀들은 이로 인해 인생이 망가지고 말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안에서 숱한 세월 동안 저질러 온 성범죄는 우리의 삶을 파괴하는 것을 넘어 우리 주변에도 큰 충격을 줬다며 그동안 조직적인 은폐와 압박으로 인해 사실을 밝히지 못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번 자리를 통해 이와 같은 다락방의 이면을 공론화해 제2의 피해자를 막으려는 이들은 투명한 조사와 피해자들에 대한 조속한 지원을 촉구했다.

이들 피해자는 이날 “성 비위를 저지른 모든 가해자들은 철저히 조사되어야 하며,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라며 “이를 덮으려는 어떠한 시도도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촉구했다.

특히 “성 비위 피해자들에게 필요한 모든 보호와 지원이 제공되어야 한다”며 “그들이 더 이상 혼자 고통을 겪지 않도록, 사회적, 법적, 심리적 지원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추후 이 같은 성범죄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제도적인 개선과 재발 방지를 위한 강력한 정책적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설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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