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 승리 후 선관위 사무실을 떠나며 손을 흔들고 있는 아누라 디사나야케 스리랑카 인민해방전선(JVP) 대표. 사진=뉴시스
▲ 대선 승리 후 선관위 사무실을 떠나며 손을 흔들고 있는 아누라 디사나야케 스리랑카 인민해방전선(JVP) 대표.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국가부도 등 엄청난 경제 위기를 맞았던 스리랑카 국민들이 결국 좌파 야당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스리랑카 대통령 선거에서 좌파 야당 후보 아누라 디사나야케 인민해방전선(JVP) 총재를 뽑으면서 현 정부에 대한 불만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Reuters) 등 외신을 종합하면, 스리랑카 선거관리위원회는 대선 2차 개표 결과 디사나야케 총재가 42.31%의 득표율로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디시나야케 총재와 함께 2차 개표까지 왔던 중도 성향의 제1야당 국민의힘 연합(SJB)의 사지트 프레마다사 총재는 32.76% 득표에 그쳤다.
 
앞서 전날(21일) 치러진 스리랑카 대선 1차 개표에서는 50% 이상 득표자가 없어 사상 처음으로 2차 개표에 들어간 바 있다.
 
유권자가 선호 후보 3명에게 순위를 매겨 투표하는 순위투표제를 실시하는 스리랑카는 1차 개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투표자가 2위나 3위로 적은 후보 중 1차 개표에서 득표율 1, 2위 후보가 있으면 이를 합산한다.
 
이번 대선을 통해 재선에 도전했던 무소속 라닐 위크레메싱게 현 대통령은 1차 개표에서 득표율 17%로 3위에 그치면서 2차 개표도 진행하지 못하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디사나야케 당선인은 X(엑스·옛 트위터)에 “이번 선거 결과는 한 개인의 성과가 아니라 수십만 명 여러분의 공동 노력의 결과”라며 “여러분의 헌신이 우리를 여기까지 이끌어 왔고, 저는 그것에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 이 승리는 우리 모두의 것(this victory belongs to us all)”이라고 당선 소감을 올렸다.
 
알리 사브리 스리랑카 외무장관은 디시나야케 총재의 당선을 축하하며 “그가 투명성, 성실성, 그리고 국가의 장기적 이익에 대한 헌신으로 이끌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번 스리랑카의 대선은 지난 2022년 5월 250억달러의 외환부채를 갚을 능력이 없어 국가부도(채무불이행)을 선언한지 2년 만에 치러진 것으로, 당시 스리랑카는 석유뿐 아니라 의료품 및 조리용 연료도 수입할 돈이 없는 초유의 경제 위기에 빠진 바 있다.
 
이에 분노한 국민들이 봉기해 고타바야 라자팍사 당시 대통령관저를 급습했고, 고타바야 전 대통령은 국외로 도망가자 총리였던 위크레메싱게가 대통령직을 승계했다.

디사나야케 당선인은 지난 2019년 대선에서 3%가 조금 넘는 득표율에 그쳤으나 이번 대선에서는 현 정부에 대한 극심한 불만으로 국민들을 자극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AP통신은 “주요 경제 지표가 상당히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스리랑카 국민들은 높은 세금과 생활비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불만”이라며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과 통화인 루피(Rupee)를 떠받치기 위해 부족한 외환 보유고를 사용하려는 정부의 고집 때문에 경제는 더욱 추락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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