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 드라마 ‘괴물: 메넨데즈 형제 이야기(Monsters: The Lyle and Erik Menendez Story)’. 사진=넷플릭스
▲ 넷플릭스 드라마 ‘괴물: 메넨데즈 형제 이야기(Monsters: The Lyle and Erik Menendez Story)’. 사진=넷플릭스
투데이코리아=김준혁 기자 | 35년 전 부모 살해로 종신형을 선고 받은 형제를 다룬 넷플릭스 드라마가 인기를 끌며 이들에 대한 가석방 여론이 미국 현지에서 조성되는 가운데, 현지 검찰이 이들에 대한 재심을 요청했다.
 
29일 미국 CBS 뉴스 등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LA) 지방검사장인 조지 개스콘은 지난 1989년 부모 살해 혐의로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은 에릭·라일 메넨데즈 형제 사건에 대한 재심을 법원에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스콘 검사는 “판사가 해당 권고를 받아들이면 형제는 즉시 가석방 자격을 얻게 될 것”이라며 “그들이 사회에 빚을 갚았다고 믿는다(I believe they have paid their debt to society)”고 밝혔다.
 
이에 해당 사건은 LA 고등법원에서 최종 판단이 내려질 예정이다.
 
앞서 에릭·라일 메넨데즈 형제는 1989년 산탄총을 구입해 LA 베버리힐스 자택에서 아버지 호세 메넨데즈와 어머니 키티 메넨데즈를 총으로 살해한 혐의를 받았으며 배심원단 재판에서 유죄 평결 및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아 약 35년간 복역 중에 있다.
 
범행 당시 이들의 나이는 각각 21세, 18세였으며 살해당한 호세 메넨데즈가 RCA 레코드 등 고위 임원 경력이 있는 엔터테인먼트 업계 유명 인사라는 점이 겹쳐 많은 이목을 끈 것으로 알려졌다.
 
CBS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1993년 첫 공개 재판에서 형제 측은 부모 살해를 인정한다면서도 부모로부터 성적, 정서적, 신체적 학대를 당해 정당방위 차원에서 행해졌다고 주장했다.
 
반면 검찰 측에서는 이들의 주장이 거짓이라 주장하며 부모의 재산을 노린 탐욕 범죄라고 맞섰다.
 
1심에서는 재판 무효가 선언되었으나 2심에서는 변호인 측이 제시한 학대 관련 증거가 제외되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사건은 지난달 19일 넷플릭스에서 드라마 ‘괴물: 메넨데즈 형제 이야기(Monsters: The Lyle and Erik Menendez Story)’가 공개되며 다시 세간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메넨데즈 형제의 해당 사건을 바탕으로 제작된 해당 드라마는 넷플릭스 공식 전체 순위에서 공개 즉시 2주 연속 1위를 기록했으며 5주 동안 5위 이내에 자리하는 등 글로벌적 흥행으로 이어졌다.
 
해당 사건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이들 형제의 부모에 대한 성폭력 등 혐의에 대한 증언이 나오며 가석방 여론이 점차 증가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CNN 등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방영된 다큐멘터리에서 보이그룹 메누도의 전 멤버인 로이 로셀소가 10대 당시 호세 메넨데즈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개스콘 검사장은 해당 사건의 재검토 의사를 밝혔으며 메넨데즈 형제 친척 20여명 또한 기자회견을 열고 이들에 대한 석방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LA타임스 등은 그간 메넨데즈 형제 측이 수차례 가석방 탄원을 해온 점과 이번 검찰의 공식 권고가 이뤄져 이들에 대한 가석방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편 이들 형제의 어머니인 키티 메넨데즈의 오빠 밀턴 앤더슨은 해당 움직임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밀턴 앤더슨 측은 법원 제출물을 통해 “개스콘이 의존하는 ‘새 증거’(The ‘new evidence’ Gascón relies on)는 에릭과 라일 메넨데즈가 치밀하게 계획하고 실행한 부모 살인에 대한 유죄 판결을 뒤집는 것은 법적으로 정당화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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