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컨벤션센터에서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컨벤션센터에서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미국 제47대 대통령을 뽑는 선거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꺾고 백악관에 재입성했다.

5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막판까지 해리스 부통령과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다 결국 경합주 7개 가운데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네바다, 펜실베이니아에서 선거인단을 싹쓸이하며 재임에 성공했다.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50개주에 배정된 총 538명의 선거인단 중 과반인 270명을 확보해야 하는데, 트럼프 당선인은 한국 시간으로 8일 오전 4시 30분 기준 총 295명에게 선택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대부분의 언론들은 트럼프 당선인과 해리스 부통령이 경합주에서 박빙의 승부를 펼칠 것이라고 예상해 왔으나 현실은 아예 달랐다.

경합주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예상대로 흘러갔지만, 경합주 7개 가운데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네바다, 펜실베이니아에서 선거인단을 싹쓸이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특히 19명의 선거인단이 걸려 있어 최대 승부처로 꼽혔던 펜실베이니아주를 확보한 것이 결정타였다.

성공한 사업가였던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2000년 대선에서 개혁당 소속으로 처음 정치권에 발을 들였으나 경선 탈락의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이후 2016년 다시 공화당 대선 후보로 대권에 도전한 트럼프 당선인은 당시 기성 정치에 분노한 유권자들의 민심과 미디어를 활용하는 전략으로 1400만에 달하는 표를 거둬들이며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다.

특히 대선에서도 각국 정계의 예상을 뒤엎으며 당시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을 누르고 제45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당히 백악관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렇지만 지난번 대선에서는 연임을 꿈꾸며 도전했으나, 민주당 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에 밀리면서 실패하기도 했다..

이 과정 속에서 대통령 취임식에도 불참한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패배 불복’ 연설에 자극받은 수천명의 지지자들이 국회의사당에 난입하는 사태 또한 벌어졌다.

이를 비롯해 ‘성 추문 입막음 돈’, ‘기밀문서 유출’, ‘조지아주 대선 개입 의혹’ 등 현재 진행 중인 트럼프 당선인의 총 4건의 형사 재판은 이번 백악관 재입성을 계기로 무효화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가 승리하면 현재 진행 중인 여러 형사 사건에 강력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된다”라고 전했다. 

이 중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신임 법무장관을 임명해 본인의 사건을 맡고 있는 특별검사를 해임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실제로 재판 도중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에서 승리하면 자신을 형사 기소한 잭 스미스 연방 특검을 해임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주장해 오기도 했다.

이날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의 기소 사실과 달리 재집권을 통해 다시 미국의 장밋빛 미래를 불러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지지자 연설에서 “이러한 승리는 없었다. 저는 여러분의 45대, 47대 대통령”이라며 “여러분의 미래와 미국의 번영을 위해 싸우겠다”고 축배를 들었다.

이어 자신의 승리는 곧 미국인들의 위대한 승리라고 칭하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수 있다”고 트럼프 캠프의 대표 슬로건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를 거듭 외쳤다.

특히 이날 부통령 당선자인 JD 밴스 상원의원 또한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를 “미국 역사상 가장 커다란 역전의 승리”라며 자축했다.

밴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 하에 여러분을 위한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경제 부흥을 위해서 계속해서 싸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대선과 함께 치러진 연방 의회 선거에서도 공화당이 4년 만에 연방 상원 다수당을 탈환하는 데 성공하면서 트럼프 당선인을 앞세운 공화당은 앞으로 민주당과의 의회 내 다툼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예측된다.

공화당은 상원 선거가 진행된 지역 중 네브래스카, 웨스트버지니아, 오하이오주 등을 차지해 정원 100석 가운데 최소 51석을 확보했다.

이 같은 ‘트럼프 2기’ 재집권을 두고 대중 기술, 무역전쟁 지속 등과 같은 문제뿐 아니라 한반도의 안보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15일 개최된 시카고 경제클럽 대담에서 “한국은 ‘머니 머신’”이라며 방위비 분담금으로 100억달러(약 13조원)를 내야할 것이라고 종용한 바 있다.

이는 한미가 협상한 ‘제12차 방위비분담금협정(SMA)’ 금액이었던 1조5192억원의 약 9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다만 해당 협정은 이미 타결돼 오는 2030년까지 적용될 방침이다.

정계 내에서는 이 같은 트럼프 당선인의 주장이 재정적 부담에서 나아가 ‘안보 딜레마’로까지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 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연이어 터진 북한의 남북 연결도로‧철도 폭파, 신형 고체 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보이는 발사체 발사 등 한반도의 안보가 트럼프 행정부의 ‘비즈니스적 거래’에 해당될 것이라는 목소리다.

이 밖에 미·중 충돌과 보호무역 장벽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칩스법(CHIPS·반도체 지원법)에 대한 공격에 나서면서 기존의 보조금 정책을 백지화하고, 이를 ‘관세 폭탄’으로 대체할 것임을 시사했다.

특히 수입품에 대해서는 10%에서 20%의 관세를 부과하는 한편, 중국산 제품에는 6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하면서 양국 간 충돌이 심화될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다만 이 같은 구상이 현실화되면, 대미 무역흑자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 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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