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의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에서 보호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서울의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에서 보호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김유진 기자 | 서울에서 생후 18개월 영아의 손가락 2개가 절단된 사고가 발생했지만, 상급종합병원을 비롯한 병원 15곳이 환자 수용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동아일보> 등 복수의 매체에 따르면, 생후 18개월 이 군은 지난 16일 오후 1시경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어머니 양 씨와 길을 걷던 중 철제 입간판에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오른손 중지와 약지가 입간판에 끼여 손가락 2개가 절단되었고, 출혈이 심해 생명이 위태로운 쇼크 직전의 긴급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119 구급대가 신고 후 5분이 채 지나지 않아 사고 현장에 도착했지만, 이송을 위해 연락을 돌린 병원마다 환자의 수용을 거부했다.
 
수용을 거부한 병원은 총 15곳이었으며, 이 중에는 한양대병원, 서울대병원, 고려대안암병원 등 4곳의 상급종합병원도 포함됐었다.
 
당시 병원들은 “정형외과 진료가 불가능하다”, “손가락 접합 수술을 할 수 없다”, “환자가 너무 어리다”, “진료를 볼 의사가 없다” 등을 언급하며 환장의 이송을 거부했다.
 
결국 이 군은 사고 발생 약 2시간 만에 서울 송파구 뉴스타트 병원으로 이송돼 오후 9시경 접합 수술을 받게 되었으며 현재는 회복 중인 상태로 전해진다.
 
어머니 양 씨는 해당 매체에 “응급실 뺑뺑이는 뉴스에서만 봤는데 직접 겪어 보니 심각했다”며 “다급해서 구급대원과 함께 전화를 돌리며 수용이 가능한 병원들을 직접 알아봤다”고 토로했다.
 
또한 사고 당시 출동했던 구급대원은 “아이 출혈이 심해 쇼크 직전으로 생명이 위험할 뻔했던 상황이라 거리가 먼 지방 병원은 고려할 수 없었다”며 “서울 상급병원은 물론이고 수도권 내 대부분의 접합 병원은 다 수용을 거절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한편 올해 2월부터 시작된 의료대란이 열 달째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소아응급진료가 가능한 응급의료기관이 10곳 중 1곳도 안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22일 보건복지부가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제출한 ‘응급의료기관의 소아응급환자 진료현황 조사’에 따르면 410개 응급의료기관 중 시간·연령·증상 제한없이 24시간 소아 진료가 가능한 응급의료기관은 전국에 35개에 불과했다.
 
또한 410개 응급의료기관 중 54개소(13.2%)는 24시간 내내 소아 응급환자 진료가 불가능해 환자를 아예 수용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의원은 이를 두고 “장기화된 의료대란 여파로 소아응급환자들의 ‘응급실 뺑뺑이’가 더 심해졌는데, 정부는 응급의료 상황이 예년과 비슷하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며 “국민건강과 환자 안전마저 지키지 못하는 윤석열 정부는 정책실패를 인정하고 공식사과와 책임자 경질로 의료계와 신뢰의 물꼬를 터야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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