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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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의 미국 연방 의회에서 두 번째 임기 시작 후 처음으로 진행한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한국의 관세를 이같이 질타했다.
그는 “셀 수 없이 많은 국가가 우리가 그들에 부과한 것보다 훨씬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데, 이는 매우 불공정하다”며 “인도는 우리에게 100%보다 높은 자동차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은 우리 제품에 평균적으로 우리의 두 배인 관세를 부과하고 있지만 이제 우리도 그들에게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면서 “한국의 평균 관세는 미국보다 4배 높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한국을 군사적으로 그리고 아주 많은 방식으로 도와주는데도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며 “우방이든 적이든 간에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happening by friend or foe)”라고 거듭 불만을 드러냈다.
현재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한국은 대부분 무관세로 교역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어떤 제품에 4배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특히 그는 “이 (교역) 시스템은 미국에 공정하지 않고 한 번도 공정했던 적이 없다”면서 오는 4월 2일 상호관세를 개시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그들이 어떤 관세를 부과하든 우리도 그들에게 부과하겠다”면서 “그들이 어떤 과세를 하든 우리도 그들을 과세하겠다. 그들이 우리의 시장 진출을 막으려고 비금전적 관세를 부과하면 우리도 그들이 우리 시장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비금전적 장벽을 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수입 알루미늄, 구리, 목재, 철강에 25% 관세를 부과했다고도 밝혔다.
철강과 알루미늄은 오는 12일부터 어떤 면제나 예외 없이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지만, 구리와 목재에 대해선 안보 차원에서 구리와 목재 수입을 제한할 필요가 있는지 최근 조사에 착수했다는 점에서 이미 관세 부과를 하겠다는 입장으로 해석된다.
블룸버그통신(Bloomberg)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결국 그가 한국과의 무역 및 안보 관계에 관심을 기울일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이는 한국의 정책 입안자들과 기업들에게 우려를 불러일으킬 공산이 크다”고 짚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투자하는 외국 기업에 보조금을 주고 투자를 유치하는 반도체법에 대해서도 “끔찍하다”면서 “우리는 수천억 달러를 주지만 그들은 우리 돈을 가져가서 쓰지 않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들에게 돈을 줄 필요가 없다”며 “그들은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면 관세를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하면) 미국으로 올 것”이라고 재차 주장했다.
전임자인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22년 미국은 자국에 반도체 생산시설을 건설하면 보조금을 지급하는 소위 ‘반도체법’(CHIPS Act)을 제정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이를 폐지할 것임을 공언해 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나 북한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으면서, 한반도 비핵화가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의제에서 후 순위로 밀렸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와의 광물협정 타결이 임박했다고도 시사했다.
그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으로부터 중요한 서한을 받았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이 편지에 “나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 아래 지속 가능한 평화를 이루기 위해 일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썼다고 전했다.
또한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리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독립을 유지하는 데 얼마나 많은 도움을 줬는지 알고 있다”며 “광물과 안보에 대한 협정과 관련해 우크라이나는 당신이 편한 시간에 언제든 서명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적었다고 밝혔다.
그는 편지에 감사를 표하면서 “이와 동시에 우리는 러시아와 진지한 논의를 해왔고, 그들이 평화를 이루기 위해 준비돼 있다는 강력한 신호를 받았다”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