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 차기 총리 겸 자유당 총재로 선출된 마크 카니 당선인이 9일(현지 시간) 오타와에서 열린 당 대표 발표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카니 당선인은 “어떤 형태로든 절대로 미국 일부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앞서 열린 총리 투표에서 89.9%의 엄청난 득표율로 쥐스탱 트뤼도 총리 후임으로 선출됐다. 사진=뉴시스
▲ 캐나다 차기 총리 겸 자유당 총재로 선출된 마크 카니 당선인이 9일(현지 시간) 오타와에서 열린 당 대표 발표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카니 당선인은 “어떤 형태로든 절대로 미국 일부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앞서 열린 총리 투표에서 89.9%의 엄청난 득표율로 쥐스탱 트뤼도 총리 후임으로 선출됐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캐나다 집권 여당인 자유당 신임 대표로 마크 카니(59) 전 캐나다중앙은행 총재가 선출됐다.
 
다수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 캐나다 제도상 쥐스탱 트뤼도 총리의 후임자가 될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Reuters) 등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자유당은 당원 15만명 이상이 무기명 투표를 한 결과 카니 전 총재가 과반이 넘는 득표율로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전 부총리 겸 재무장관과 카리나 굴드 전 하원 의장, 프랭크 베일리스 전 하원의원을 누르고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카니 신임 대표는 이번 주 중 쥐스탱 트뤼도 총리의 뒤를 이어 24번째 캐나다 총리로 공식 선출돼 취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트뤼도 총리는 지난 1월 후임이 정해지는 대로 당 대표 및 총리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트뤼도 총리는 지난 2015년 11월부터 9년 넘게 캐나다의 총리직을 수행해왔다. 그러나 고물가와 주택가격 상승, 이민자 문제 등으로 국민 불만이 누적되면서 트뤼도 총리에 대한 지지도는 최근 2년여간 하락세를 보여왔다.
 
미국계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출신인 카니 대표는 지난 2008년 2월 캐나다중앙은행 총재로 취임해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 비교적 성공적으로 캐나다 경제를 방어해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2013~2020년엔 외국인으로선 처음으로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 총재를 맡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따른 경제 충격에 대응했다.
 
현직 의원이 아닌 데다 대중적인 지명도도 상대적으로 낮았던 그는 트뤼도 총리의 정책 기조와 거리를 두면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관세 위협 대응에 대응할 수 있는 ‘경제통’임을 내세워왔다.
 
카니 신임 대표는 이날 당선 이후 연설에서 “모두를 위한 더 강한 캐나다 건설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밤낮없이 일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캐나다가 아니”라며 “캐나다는 어떤 방식으로든, 어떤 형태로든(in any way, shape or form) 미국의 일부가 될 수 없다”고 트럼프 행정부에 날을 세웠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에 대한 ‘25% 관세’를 약 한 달간 상당 부분을 면제하기로 결정한 직후부터 다시 보복성 상호 관세 카드를 꺼내 들며 압박하고 있다.
 
이와 함께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州)로 만들겠다고 조롱하는 등 캐나다에서는 반미(反美) 감정이 들끓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 카니 신임 대표는 이날 “우리는 이 싸움을 요청하지는 않았지만, 캐나다인들은 다른 사람이 장갑을 떨어뜨리면(drops the gloves) 항상 준비되어있다”며 “미국인들은 실수해서는 안 된다. (아이스) 하키에서처럼, 무역에서도 캐나다가 승리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미국인들이 우리를 존중하고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을 위해 신뢰할 수 있는 약속을 할 때까지” 미국 상품에 대한 정부의 보복 관세를 유지하겠다고 약속하면서 관세 부과로 유입되는 모든 수익금은 노동자 보호에 사용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