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크 왈츠(왼쪽)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11일(현지 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들과 회담하고 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이날 회담에서 러-우 전쟁 30일 휴전안에 전격 합의했다. 사진=뉴시스
▲ 마이크 왈츠(왼쪽)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11일(현지 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들과 회담하고 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이날 회담에서 러-우 전쟁 30일 휴전안에 전격 합의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최근 발생한 정상회담 파행으로 경색된 양국 관계가 서서히 봉합되는 국면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서방 진영의 내부 균열을 낳았던 종전 논의 구도 또한 변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Reuters)에 따르면,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9시간에 걸친 최고위급 회담 후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은 중단된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즉각 복원하고 우크라이나는 미국이 제안한 30일 잠정 휴전안을 받아들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성명에서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우크라이나의 항구적인 평화 회복을 위한 중요한 조치를 취했다”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이를 수용하고 동시에 이행하는 것을 조건으로 즉각 30일 동안의 일시 휴전하자는 미국의 제안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정보 공유 중단을 즉시 해제하고(lift the pause on intelligence sharing),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지원을 재개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의 장기적 안보를 보장하는 항구적 평화를 위한 협상을 즉시 시작하기로 합의했고 미국은 이런 제안을 러시아 대표와 논의하기로 약속했다”고 전했다.

특히 공동성명에는 지난달 정상회담에서 무산된 양국 간 광물협정과 관련해 “양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장기적인 번영과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의 중요 광물 자원 개발을 위한 포괄적인 협정을 가능한 한 빨리 체결하기로 합의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번 공동성명은 지난달 28일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백악관 정상회담 도중 거친 말싸움을 벌이며 파행한 지 11일 만에 나왔다.

정상회담 파행 이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과 군사 원조를 모두 잠정 중단하면서 양국 관계가 급속도로 경색됐다가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 4일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하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과의 뜻이 담긴 서한을 보내면서 수습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그동안 미국과 러시아 주도의 종전 논의에 불만을 표출하던 유럽 진영도 이날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공동성명에 담은 휴전안을 환영하고 나섰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안토니우 코스타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공동 입장문에서 “우크라이나의 포괄적이며 정의롭고 항구적 평화를 위한 긍정적 전개”라고 환영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성명에서 “놀라운 돌파구를 축하한다”고 밝혔다.

다만, 단기 휴전안의 변수로 러시아가 지목되고 있다.

실제로 젤렌스키 대통령이 한 달 휴전과 공중·해상 휴전안을 언급할 당시 러시아 외무부는 “어떤 유예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번 30일 휴전안은 미국이 먼저 제안했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러시아의 수용을 바란다는 점에서 러시아의 입장이 뒤바뀔지 국제사회의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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