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11일(현지 시간) 테슬라 모델S에 앉아 기자들과 얘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테슬라 차량을 구매하는 이유는 이 차가 훌륭하기 때문이고, 머스크가 이 일에 자신의 에너지와 인생을 바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11일(현지 시간) 테슬라 모델S에 앉아 기자들과 얘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테슬라 차량을 구매하는 이유는 이 차가 훌륭하기 때문이고, 머스크가 이 일에 자신의 에너지와 인생을 바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부효율부(DOGE) 수장이자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와의 관계를 정리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나왔다.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설에서 “곁에 머스크를 두는 데 따른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연방 정부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무지한 머스크는 거듭 피해만 발생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같은 주장의 근거로 머스크에 대한 정부 각료·공화당의 두려움과 반발을 비롯해 과격한 정책 추진 방식, 머스크의 높은 중국 의존도를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으로 꼽았다.

우선 매체는 공화당과 정부 각료들이 머스크의 힘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머스크가 막대한 재산에서 나오는 후원금으로 선거에서 특정 의원 상대로 반대자를 내세우거나 혹은 본인이 소유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서 여론전을 펼쳐 정치적 생명을 끝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정부 감축 과정에서 불필요한 갈등을 촉발하거나 트럼프 대통령이 유사시 지원하겠다고 밝힌 몇 안 되는 유럽 국가인 폴란드의 외무부 장관과 SNS상에서 설전을 벌이는 등 정부 기조에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을 예로 들었다.

특히 FT는 트럼프 정부의 연방 정부 감축을 총괄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러셀 보우트 백악관 관리예산처장으로, 머스크가 장기적 관점에서 그의 협상력을 갉아먹고 있다고 봤다. 

보우트는 트럼프 2기 정책 기조를 문서화한 헤리티지 재단의 ‘프로젝트 2025’의 공동 저자로서 몇 년간 연방 정부 감축 방안을 연구해왔다.

FT는 “연방 정부 감축은 머스크 이후에도 계속될 과제”라며 “보우트는 이를 머스크보다 훨씬 능숙하게 수행해낼 것이며, 머스크처럼 국방부를 상대로 약점(seeming reluctance)을 갖고 있지도 않다”고 머스크 소유 기업들의 정부 계약 중 상당수가 국방부에 집중됐음을 지적했다.

아울러 머스크의 중국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점도 잠재적 위협이다. 

서방 국가들이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대안을 모색하며 머스크의 대중 의존도는 심화되고 있는 반면, 트럼프 행정부의 전반적인 기조는 중국과의 패권 전쟁에 방점을 두고 있다.

이 때문에 FT는 이미 분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6일 각료 회의에서 머스크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인사권을 두고 갈등을 빚은 뒤 각 부처별로 인사를 관리하라고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정치적 후원금을 수백만 달러 더 내고 싶다는 머스크의 요청을 거절했다. FT는 트럼프가 돈을 거절하는 것은 지극히 예외적인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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