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민석 기자
cidddddd@todaykorea.co.kr
기자페이지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복수의 유럽 당국자들을 인용해 영국, 프랑스, 독일 및 북유럽 군사 강국들은 현재 나토의 안보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미국으로부터 군사·재정적 역할을 5~10년에 걸쳐 넘겨받기 위한 계획을 비공식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타전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나토를 일방적으로 탈퇴해버리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한 것으로, 유럽 주요국 내에서 그런 상황이 오기 전에 미국과 일종의 ‘질서 있는 군사력 이전’을 합의하자는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러한 점진적인 군사력 이전에 동의하도록 설득하기 위해 유럽의 방위비 지출 확대 및 군사력 구축 등을 약속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FT는 “논의의 목표는 오는 6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나토 연례 정상회담 전에 이러한 계획을 미국에 제안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유럽 국가들이 미국 없이도 안보를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뒤로 유럽 내에서 빠른 속도로 힘을 얻고 있다.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주요 국가들은 이미 국방비 지출 확대를 추진하는 동시에 유럽연합(EU) 역시 군사 분야 투자 속도를 늘리기 위한 계획을 내놨다.
다만, 이러한 투자가 실제로 현재의 미국을 대체할 만큼의 군사력으로 반영되기 위해서는 약 5년에서 최대 10년까지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실제로 미국은 나머지 나토 동맹국들의 지출을 다 합친 것보다도 많은 국방비를 부담하고 있다.
또한 유럽 공군에 핵무기를 지원하고 여러 지역에 육·해·공군 부대를 운영하는 등 유럽 방위에 필수적인 존재로 대두되는 상황이다.
한 유럽 당국자는 FT에 “(국방비) 지출을 늘리고 그 부담을 나눠지면서 미국 의존으로부터 서서히 멀어지는 것(shifting the dial away)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행동(play)”이라면서 “이러한 대화를 이제 시작하고 있지만 워낙 큰 숙제라 많은 이들이 그 규모에 압도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일부 국가들은 이러한 논의 자체가 오히려 미국이 더 빨리 유럽의 안보에서 발을 빼도록 유도할 수 있다고 우려하며 내켜 하지 않는 것으로도 전해졌다.
당국자들은 다른 국가들은 변덕스러운(unpredictable) 트럼프 내각이 이러한 구조적인 절차에 애초에 합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입장도 내비쳤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