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이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이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투데이코리아=김준혁 기자 | “미국과 중국 간 협상이 안 되면 다른 나라에 대한 상호관세 유예가 더 연기되더라도 경제적인 비용은 굉장히 크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진행된 한국 특파원과의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및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 총회 참석을 위해 방미 중인 이 총재는 이날 논의된 내용을 전하는 과정에서 “미국하고 중국이 어떻게든지 좀 협상해서 빨리 문제를 해결하라는 압박이 많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현실적으로 중국을 공급망에서 배제하고 무역을 얘기하기 어려울 정도로 전 세계가 중국과 많이 연관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회의에서 논의된 시나리오 중에 상호관세가 없어지지 않고 계속되는 시나리오나 중국을 뺀 나머지 국가에 대한 관세는 90일 뒤에 없어지는 시나리오나 성장률 차이가 거의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의 설명에 따르면 다른 나라에 대한 25% 관세 여부와 상관없이 중국에 대한 관세가 훨씬 높아졌고, 이에 중국이 보복한 효과가 다른 나라에 대한 관세 면제 효과를 상쇄시켰다.
 
또한 그는 회의 참석자들이 현재 미국 관세 정책의 방향과 금융시장 상황을 비롯해 국가별 협상 등에 따른 영향 등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한 의견이 가장 많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총재는 “다행인 건 미 국채 가격이나 환율 등은 매우 크게 변했는데 시장의 기능은 잘 작동돼 다행이라는 견해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한국 상황에 대한 외국의 시각에 대해서도 공유했다.
 
그는 “무역 전쟁 탓에 한국이 굉장히 어려울 것이라고 하면서도 한국 기업들이 수출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의 다른 국가들에 비해 민첩하고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했다”며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아주 부정적으로 보지는 않는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한미 2+2 통상 협의’에서의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환율 정책을 양국 재무 당국이 별도 논의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총재는 “원인을 안보고 한국의 환율이 왜 이렇게 많이 절하됐느냐고 오해할 소지는 있다”며 “미 재무부와 우리 기재부가 직접 얘기하자고 한 것은 정치인이나 무역만 생각하는 쪽하고 얘기하는 것보다 오히려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계엄, 대통령 탄핵 등 국내 정치 불확실성에 대한 경제 영향에 대해서는 “지금 정치적 리스크는 많이 개선됐지만 불확실성이 계엄 전 상황으로 100% 돌아온 건 아니다”며 “6월 3일 대선이 끝나고 나서 완전히 안정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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