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4대 금융지주의 합산 순이익은 4조928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6.8%(7074억원) 증가한 금액으로,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이러한 호실적의 배경으로는 핵심 계열사인 은행의 이자 수익이 꼽힌다. 4대 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합산 이자 이익은 10조64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2373억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부터 금리 하락기에 접어들었음에도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면서 이자이익이 증가한 영향이다. 가계부채 잔액을 우려한 정부의 대출 억제 정책이 이어지며 대출 금리가 내려가는 속도는 예금 금리 하락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더뎠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2월 기준 4대 은행의 예대금리차 평균값은 1.48%포인트로 집계됐다. 2023년 4월 1.54%포인트 이후 1년 10개월 만에 가장 크게 벌어진 것이다.
이자이익의 증가세가 실적을 견인하면서도 재무건전성도 개선된 흐름을 나타냈다.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비이자이익 감소와 기준금리 하락으로 이자이익이 줄어들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재무건전성의 개선세는 주주환원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표적 재무건전성 지표인 CET1은 보통주자본을 RWA로 나눈 값으로, 국제결제은행(BIS)은 8% 이상 유지를 권고하고 있으며, 국내 금융당국과 금융지주들은 13%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CET1 목표치를 초과하고 남는 잉여 자본을 통해 자사주 매입과 소각, 배당 등에 활용할 수 있어 더욱 적극적인 주주원환에 나설 수 있다.
특히, KB금융지주의 경우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국내 금융지주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CET1 비율은 13.67%로 전 분기 대비 0.16%포인트 개선됐다. 올해 초 은행의 이익증가와 함께 보험 계열사의 실적 호조 및 안정적인 위험가중자산(RWA) 관리가 뒷받침 됐다는 분석이다.
이를 두고 증권가에서는 역대급 호실적과 함께 재무건전성 개선세가 더욱 적극적인 주주환원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은 차별화된 실적 개선과 자본비율을 기반으로 주주환원에서도 업종을 선도하고 있다”며 “올해 연간 주주환원율은 당초 예상했던 45%보다도 높은 48% 내외 수준까지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한금융지주도 1분기 역대급 실적과 함께 재무건전성이 개선된 흐름을 나타냈다. 1분기 CET1은 전분기 대비 0.24%포인트 개선된 13.27%로 집계됐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더욱 적극적인 주주환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천상영 신한금융 CFO는 지난 25일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손익과 시장상황을 고려해 기존에 생각하고 있던 자사주 매입·소각을 중심으로 주주환원에 속도를 올릴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지주의 1분기 CET1비율은 13.23%로 전분기 대비 0.10%포인트 상승하며 개선된 재무건전성을 나타냈다. 이를 바탕으로 연초 발표한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상반기 조기 완료하고 주당 배당금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등 올해 더욱 적극적인 주주환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지주도 이사회를 통해 1분기 배당금을 전년 동기 대비 11% 올린 200원으로 결의하는 등 주주환원 정책 이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우리금융지주의 CET1 비율은 전분기 대비 0.29%포인트 개선된 12.42%를 기록했다.
이성욱 우리금융 CFO는 1분기 실적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4월 말 기준 보통주자본비율 잠정치는 12.42%로, 전년 말 대비 30bp 개선되어 12.5%에 다가섰다”며 “향후 적극적인 위험가중자산 관리 등을 통해 보통주자본비율 12.5% 목표를 조기에 달성하고 약속드린 주주환원 정책을 충실하게 이행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