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중견기업 일자리 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 공고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투데이코리아
▲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중견기업 일자리 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 공고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투데이코리아
투데이코리아=김준혁 기자 | 신규 채용 시장이 2년 가까이 얼어붙고 비자발적 실직자가 4년 만에 증가하는 등 채용시장 한파가 여느 때보다 심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9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의 ‘최근 고용 흐름의 주요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신규채용으로 여겨지는 ‘근속 3개월 미만 임금근로자’ 수가 지난 2023년 1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7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또한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구인인원을 구직건수로 나눈 구인배수도 올해 1월 기준 0.28로 전년 동월(0.46)대비 크게 줄어들면서 채용 한파가 심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경총은 이에 대해 “최근 채용시장 한파는 내수부진,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와 수익성 저하에 따라 기업의 신규채용 수요가 둔화된 것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졸업 후 양질의 일자리 취업을 위해 졸업을 미루는 경향도 조사 결과 확인됐다.
 
지난해 3월 신규 대졸자 19만5000명 중 취업자는 7만7000명으로 39.5%에 그쳤으며, 취업준비자의 수는 4만9000명으로 실업자 수인 3만6000명을 상회했다.
 
특히 지난해 비자발적 실직자가 137만3000명으로 전년 대비 10만7000명(8.4%) 늘어나며 2020년 이후 4년 만에 증가 전환했다.
 
업종별 비자발적 실직자로는 건설업에서 건설시장 불황 여파에 3만9000명 증가했으며, 제조업 또한 수출 둔화에 2만1000명 늘었다.
 
숙박·음식점업과 도·소매업에서도 내수 부진 영향으로 전년 대비 각각 1만2000명, 2만5000명 증가했다.
 
경총은 “비자발적 실직자 증가는 최근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경기 불황과 수출 둔화의 여파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주15시간 미만 임금근로자는 140만6000명으로 역대 가장 많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해 증가한 초단시간 근로자 14만3000명 중 기혼여성의 비율이 69.7%(10만명)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경총 관계자는 “이는 초단시간 근로 수요의 상당 부분이 일·가정 양립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최근 플랫폼 종사자나 여러 직업을 가지는 ‘N잡’ 증가 등 고용형태가 다변화되면서 초단시간 일자리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자의 비중은 19.8%로, 1963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20%를 내려왔다.
 
연령대별로는 30대와 40대 자영업자가 각각 3만5000명, 1만2000명 줄었으나 60세 이상은 2만3000명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경총은 이에 대해 경기침체로 폐업한 30~40대 자영업자는 늘었으나 노동시장 이중구조 영향에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고령층에서의 자영업 유입이 지속되고 있다고 추정했다.
 
김선애 경총 고용정책팀장은 “최근 고용시장은 얼어붙은 채용, 원치 않는 퇴사 같은 불안 요인이 확대되는 가운데 기혼여성 중심의 초단시간 근로 활성화, 고령층의 자영업 유입 확대 등 계층별 노동이동 방향이 뚜렷해지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위축된 고용시장을 하루빨리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노동시장 법,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며 “실직이나 폐업으로 어려움에 처한 인력들이 노동시장으로 빠르게 재진입할 수 있도록 고용서비스 및 직업훈련체계를 개선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청년층의 고용부진 역시 심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통계청의 ‘2025년 3월 청년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3월 청년고용률은 44.5%로 11개월 연속 하락했으며 ‘쉬었음’ 청년은 45만5000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다.
 
이에 정부는 청년 구직 문제 해소를 위해 올해 청년 일자리 예산으로 2조4564억원을 편성하고, ‘재학·구직·재직’ 단계별 맞춤형 지원체계 구축 및 유형별 애로사항 해소 사업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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