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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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선거 일정이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정말 시간이 없다”며 “앞으로 4~5일 안에 후보 단일화를 이뤄내고 동력을 더 키워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이어 “우리 주위에 ‘시간을 끌면 우리 편으로 단일화 될 수밖에 없다’고 안이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그런 식으로는 국민의 마음을 얻어낼 수 없다. 결국 국민들은 외면할 것이고, 우리 후보에 대해 등을 돌릴 것”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그는 김문수 후보를 향해 “우리 당원들과 국민들께서 김 후보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내주신 이유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경선 초반부터 흔들림 없이 단일화를 주장한 후보라고 자신을 소개했고, (경선을 마친 후) 신속하고 공정한 단일화를 약속했던 다짐을 잊어선 안된다”며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빅텐트에 동의한 후보부터 먼저 단일화를 이루고 점차 세력을 확장해나가야 한다”며 단일화에 적극적인 의지를 내비친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 한덕수 후보 등과 먼저 협상할 것을 촉구했다.
또 “각기 흩어진 물줄기들을 하나의 강물로 모여야 할 때”라며 “모두가 하나의 물길이 될 때, 이재명 세력의 헌정 파괴를 막아내고 선진 대한민국의 바다로 나아갈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권 원내대표는 “김 후보는 티비토론회에서 전당대회 직후 단일화가 필요하단 입장을 밝힌 바 있고, 오늘도 단일화 의지를 밝혔다”며 “모든 애국 민주 국민들이 하나됨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고 압박했다.
한편, 국민의힘 지도부와 김 후보는 이날 한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를 두고 충돌한 바 있다.
김 후보 측은 단일화 압박을 두고 당무우선권을 침해하지 말라고 경고했는데, 지도부 측이 당헌 당규 위에 군림하려는 행위라고 맞받아치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러한 와중에 당 내 4선 의원과 3선 의원들까지 기자회견을 갖고 김 후보를 향해 단일화를 촉구했다.
특히 김 후보 측 내에서도 단일화 논의를 두고 엇갈리면서 당내 혼란이 커졌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경선 캠프 당시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았던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보통 7일 정오를 마지노선이라고 보는데 저희들이 좀 더 검토를 해보니까 한 이틀 정도 여유가 있다”며 “결론적으로는 9, 10일에는 무조건 단일화를 성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누구나 다 10일, 11일 후보 등록, 쉽게 말해서 기호 2번을 달고 나갈 때 한 사람이 달고 나가야 되지 않겠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반면, 김 후보의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이날 광화문에서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를 한다는 것은 만에 하나 사퇴할 수도 있다는 게 전제 아닌가”라며 “자기희생적인 상황에서 의지를 표명한 것인데, 이에 대해서는 김 후보가 주도권을 가지고 단일화를 진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김 후보는 언론 공지를 통해 “일부 인사의 단일화 관련 발언은 캠프의 입장이 아니다”며 “김 후보는 단일화 추진 기구를 설치할 것을 지시했고, 단일화는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러한 상황 속 열린 의총에서는 김 후보에게 결단을 촉구하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 지도부도 이달 11일 전에 한 후보와의 단일화를 마친 뒤, 이후 다른 세력과의 연대를 모색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5·3 전당대회 이후 처음 열린 의총였지만 김 후보가 불참하면서, 당선 인사 등은 진행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김 후보 측이 당 안팎의 ‘압박’에 불편한 기색을 보인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