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9일(현지 시간) 대만 타이베이 뮤직센터에서 ‘컴퓨텍스 2025’ 개막을 앞두고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9일(현지 시간) 대만 타이베이 뮤직센터에서 ‘컴퓨텍스 2025’ 개막을 앞두고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신혜원 기자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정부의 중국 수출 통제 정책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황 CEO는 21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미디어 Q&A’ 행사에서 “수출 규제로 인해 H20 제품을 중국에 출하할 수 없었고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재고를 전액 손실 처리해야 했다”며 “일부 반도체 기업의 분기 매출을 초과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H20은 엔비디아가 미국 정부의 수출 통제 기준에 맞춰 중국 시장에 판매하기 위해 설계한 유일한 저사양 인공지능(AI) 칩으로, 회사는 해당 제품으로 지난해 중국에서 170억달러(약 23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이는  전체 매출의 약 14%에 해당한다.

다만, 미국 정부가 최근 해당 제품의 수출을 제한하자 엔비디아는 지난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공시를 통해 H20 관련 재고와 구매 약정, 준비금 등을 포함해 최대 55억달러(약 7조6300억원)의 비용이 2026년 회계연도 1분기에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황 CEO는 “중국 시장을 잃는 것은 단순한 매출 감소를 넘어 미국 세수와 산업 생태계에도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행정부 출범 당시 중국 AI 칩 시장 점유율은 95%였지만 현재는 50%로 하락했다”며 “게다가 저사양 제품만 판매할 수 있어 평균판매단가(ASP)가 낮아졌고 수익도 크게 줄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지금의 정책 방향은 잘못됐다”며 “현장의 진실이 정책 결정자들에게 전달돼 엔비디아가 다시 중국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황 CEO는 “중국 AI 연구자들이 미국 기술 기반 위에서 개발을 이어가는 것이 미국 산업의 경쟁력에도 중요하다”며 미국 기술의 중국 내 경쟁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도 드러냈다. 

그는 중국 시장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중국은 전 세계 AI 연구자의 절반이 있는 나라이며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컴퓨팅 시장”이라며 “중국의 내년 AI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돼 이는 엔비디아에 있어 매우 중요한 기회”라고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2026년 중국 AI 시장이 500억달러(약 69조3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황 CEO는 “엔비디아 같은 미국 기업들이 이 시장에 접근하지 못한다면, 현지 고객들은 결국 다른 곳에 돈을 쓰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엔비디아는 H20보다 성능을 더 낮춘 버전을 출시할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황 CEO는 “현재의 H20이나 호퍼 아키텍처는 더 이상 성능을 낮출 방법이 없다”며 “그렇게 되면 시장에서 쓸모없는 제품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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