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사상 처음 11만 달러를 넘어선 22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고객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사상 처음 11만 달러를 넘어선 22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고객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서승리 기자 | 최근 상승세를 지속해온 비트코인이 11만달러를 넘어서며 역대 최고 가격을 기록했다. 글로벌 관세 전쟁에 대한 우려와 미국 재정 적자 확대 등으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확산되는 분위기에서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으로 자리 잡을지 업계와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린다.
 
22일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넨스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전 8시 25분경 11만 달러를 넘어섰다. 비트코인이 11만달러를 돌파한 것은 사상 처음으로, 올해에만 50%가 넘게 상승했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의 배경에는 최근 미국의 정책 환경이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 거론된다.
 
미국 상원은 21일(현지시간) 스테이블코인 규제와 관련한 ‘지니어스 액트(GENIUS Act)’를 통과시키며 법안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 했다. 해당 법안은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1:1 준비금 보유 의무, 자금세탁 방지, 소비자 보호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같은 날 텍사스주 하원에서는 비트코인과 기타 가상자산을 ‘전략적 비축 자산’으로 보유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도 통과되며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비트코인이 금과 함께 안전자산으로 자리잡으려는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 상승세가 단기적인 이슈가 아닌 거시경제 환경의 구조 변화에 따른 자산적인 위상 변화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석문 프레스토리서치 센터장은 “달러(USD)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금융 질서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기존에는 금이 대표적인 헤징 수단으로 부각됐지만 최근에는 비트코인이 그 자리를 일부 대체하고 있다”며 “USD 체제가 견고할 때는 위험자산으로 간주되던 비트코인이 체제의 불안정성이 부각되는 국면에서는 금과 유사한 안전자산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국내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 1월 기록한 최고가를 넘지 못하며 투자자들 사이에서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이는 환율과 해외 거래소에서 가상자산의 가격이 더 비싸게 형성되는 이른바 ‘김치프리미엄’ 현상 때문이다.
 
지난 1월 20일 국내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이 1억6000만원을 돌파하며 신고가를 기록할 당시 원·달러 환율은 1440원대였다.

하지만 현재 환율이 1370원대까지 낮아지고, 김치프리미엄도 감소하면서 글로벌 가격이 신고가를 경신했음에도 국내에서는 최고가에 미치지 못 한 것이다.
 
가격 급등에 따라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글로벌 주요 기업들을 넘어서고 있다. 11만달러를 돌파한 비트코인의 현재 시가총액은 약 2조3400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전 세계 기업 중 시가총액 4위에 해당하는 아마존(2조1352억달러)을 넘어선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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